유찰됐던 서울 아파트들, 3년전 가격 되니 낙찰...여기가 집값 바닥?

정순우 기자 2022. 12. 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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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입찰가보다 30~40% 낮은 금액

최근 대출 금리 급등 여파로 주택 수요가 끊기며 경매 시장에서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들도 줄줄이 유찰되고 있지만 일부 매물은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런 물건은 대부분 최초 입찰 시작 가격에 비해 30~40% 정도 떨어진 금액에 낙찰되고 있다. 2019년 하반기의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이 같은 경매 시장의 분위기가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29일 법원경매 정보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6일 경매를 진행한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면적 101㎡ 입찰에는 19명이 참여했다. 이 매물의 최초 감정평가액은 26억2000만원이었는데 두 차례 유찰되면서 16억768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초 가격 대비 40% 가까이 떨어지자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낙찰자는 최저 입찰가보다 약 2억원 높은 18억6892만원을 써서 당첨됐다. 최초 감정가보다 약 7억5000만원 저렴하다. 이 가격은 2019년 8월 실거래가(16억8000만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같은 면적 매물의 최저 호가는 23억원 수준이다.

같은 날 진행된 마포구 성산시영 47㎡ 경매도 13명이 참여해 경쟁했다. 마찬가지로 최초 감정가 10억4000만원에 나왔다가 3회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격이 5억3248만원까지 떨어졌고, 6억3699만원에 낙찰됐다. 15일 진행된 강남구 청담자이 49㎡도 3명이 경쟁해 최초 감정가 21억원보다 2억2000만원 내린 18억7999만원에 낙찰됐다.

아파트 경매는 대체로 시세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주택 시장 선행지표로 통한다. 서울의 경우 경매에서 한 차례 유찰될 때마다 20%씩 감정가가 내려간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2회 이상 유찰되면서 가격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일부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내 다른 지역의 아파트 매물들도 몇 번 유찰되면 응찰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매 시장의 이런 움직임을 침체된 주택 시장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금리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현금 부자가 아니고서는 집값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섣불리 움직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진 주택 거래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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