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가라앉는데 끝없는 반도체 부진... '경제 한파'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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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석 달째 동반 감소했다.
소비 추세를 가리키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석 달 연속 동반 감소한 셈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광공업 생산도 호조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가 약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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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감한 반도체 생산... 수출가격도 지속 약세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석 달째 동반 감소했다. 소비 위축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넉 달째 감소하던 생산이 반등했지만 소폭이었고, 반도체 생산은 10% 넘게 급감했다.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 약세 탓에 교역 조건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경제 한파’가 본격 시작되는 형국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이 숙박ㆍ음식점업(-4.0%) 등을 중심으로 0.6% 줄었다. 9월(-0.1%) 10월(-1.1%)에 이어 석 달째 감소한 것이다. 특히 숙박ㆍ음식점업 생산 감소는 지난해 12월(-10.9%) 이후 최대 폭이다. 10월 말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반영되며 대면 서비스 소비가 타격을 받은 것 같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도 118.1(2015년=100)로 1.8% 감소했다. 3~7월 감소하다 8월 4.4% 반짝 반등했지만 9월(-2.0%)부터 10월(-0.2%)을 거쳐 11월까지 석 달째 다시 내리막이다. 소비 추세를 가리키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석 달 연속 동반 감소한 셈이다.
11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ㆍ농림어업 제외)지수는 115.3(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7월(-0.2%), 8월(-0.1%), 9월(-0.4%), 10월(-1.7%) 넉 달째 이어지던 감소 추세가 바뀐 것이다.
서비스업과 달리 제조업(0.5%)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자동차와 기계장비, 의약품 등의 호조에 힘입어 0.4% 증가한 결과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정보기술(IT) 관련 수요 축소 여파로 수출 실적이 저조해진 반도체 생산은 11.0% 급감했고, 반도체 가동률도 12.0% 감소했다.
생산ㆍ소비 하강세가 누적되자 경기 지표도 움직였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1.7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내리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는데,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5월(-0.8포인트)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폭이 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리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광공업 생산도 호조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가 약화 흐름을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값 하락에 교역 조건 20개월째 악화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약세로 교역 조건은 20개월 연속 악화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 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하락한 84.04로 집계됐다. 수출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지수화한 것인데, 수출가격(-5.3%)이 수입가격(-0.5%)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 조건을 끌어내렸다.
수출금액지수는 반도체를 포함하는 컴퓨터ㆍ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년 전보다 11.3% 하락했다. 2020년 5월(-25%) 이후 2년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수입금액지수는 광산품, 운송장비 등이 증가하며 같은 기간 3.3% 상승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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