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금융소비자 61% 주거래은행 중요…가상자산 투자자 71%는 손실"

신병남 기자 2022. 12. 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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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20세에서 64세 대상 온라인설문
금융소비자 중 절반이 소득 30% 이하 저축…12.7%는 저축도 불가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주거래은행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상화폐 투자자 71.1%는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 1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3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서울, 수도권 및 전국 광역시에 거주하고 본인 명의의 은행을 거래하는 만 20세~64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은 분석한 결과다.

◇주거래 은행, '거래기간·이용빈도'가 기준…시중은행 인식 76.3%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는 거래하는 여러 은행 중 본인의 금융거래 규모, 빈도 등을 고려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한 곳을 주거래은행이라고 정의했다. 주거래은행 한 곳의 거래 중요도는 61.1%(거래은행 총 합 100%)로 금융 거래 시 심리적·물리적 영향력이 컸다.

거래 규모보다 거래 기간과 이용 빈도를 우선 고려해 주거래 여부를 판단했다. 주거래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닌 시중은행일 경우 거래 중요도는 더 높게 인식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은행이 주거래 은행이라 응답한 금융소비자는 76.3%, 인터넷은행은 15.9%다.

금융소비자가 향후 신규 금융기관과 거래를 시작할 의향은 51.6%, 기존 거래 기관을 이탈(중단·감소)할 의향은 54.0%로 신규와 이탈 의향 모두 절반을 넘었다. 핀·빅테크는 단기적으로 1년 내 거래 의향이 높은 반면, 전통사에는 장기적으로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거래 의향이 높았다.

금융기관과 거래를 강화하거나 이탈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온·오프라인 채널의 이용 편리성'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금융소비자 10명 중 2명 "재정 계획 수립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

월 평균 가구소득(489만 원)의 86%(421만 원)는 매월 고정된 소비·보험·대출상환·저축납입 등으로 이중 여윳돈은 68만원에 그쳤다. 고정 저축·투자금 및 잉여(여윳돈)를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저축 여력은 소득의 30.9%수준인 150만원 정도다. 금융소비자의 45%는 저축 여력이 소득의 30%를 밑돌고, 12.7%는 소득보다 지출이 커 저축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올해 재정·경제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 금융소비자들의 17.9%가 당장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13.4%는 재정 목표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은 MZ세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저축 여력이 부족해 미래를 대비할 만한 여유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 가상화폐 투자자 70%는 누적 손실 10% 이상

금융소비자 10명 중 8명이 가상화폐 투자를 경험했거나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관심은 '수익률 기대' 때문이고, 투자 중단 이유로는 '수익률 하락'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경험자의 71.1%는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 10% 이상 손실이었고, 이는 10% 이상 수익을 본 금융소비자 수보다 2.7배 더 많았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지식은 2.6%가 '잘 앎', 17.6%가 '약간 앎'라고 응답해 관심에 비해 지식수준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 경험자조차 '잘 앎'이라고 응답한 수가 4.3%에 그쳐 체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아닌 '묻지마 투자'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대면 채널 이용자는 지점 방문이 필수적인 업무 처리 뿐 아니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거래 △추가 혜택 기대 때문에 지점을 방문한다고 응답해 대면채널의 가치를 차별적으로 인식했다.

금융소비자는 상품 가입 경험과 관련해 '상품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 소요가 긴 점'(34.6%)에 불만이 가장 높았다. 영업 채널과 관련해서는 '영업점이나 콜센터 이용 시간의 제한'(28.1%)에 대한 불편이 컸다. '영업점의 감소'(21.7%)에 대한 우려는 비교적 베이비부머와 X세대에서 높았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업권 간 경계가 없는 치열한 경쟁 여건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황 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금융소비자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야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번 보고서가 금융소비자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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