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통 온도 조절 꿀벌 집단폐사 방지, 스마트벌통 개발…농작물 생산 UP

박정민 기자 2022. 12. 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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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花粉)매개용 디지털 벌통'(스마트벌통·사진)이 농작물 생산 증대에 효과를 나타내며 올해 각종 농업 관련 수상을 휩쓸었다.

이경용 농진청 농과원 연구사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과채류의 67%는 벌을 통해 생산되지만 최근 이상기후, 농약, 환경오염으로 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활동성이 좋은 벌을 육성하고, 작물전문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벌통과 관련한 표준화 기술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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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신기술보급사업에 선정

벌 화분매개 2배·수정률 1.3배↑

‘화분(花粉)매개용 디지털 벌통’(스마트벌통·사진)이 농작물 생산 증대에 효과를 나타내며 올해 각종 농업 관련 수상을 휩쓸었다. 스마트벌통 기술은 생산유발효과 12억 원, 부가가치증분 5억2000만 원으로 평가받았다.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꿀벌의 감소로 농작물 수분(꽃가루받이)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개발된 스마트벌통이 작물 생산성 향상과 생산량 예측 모델 등 다양한 후속 연구로도 확대되고 있다.

29일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개발한 스마트벌통은 2023년 신기술보급사업 선정과 함께 올해 농림축산식품대상에서 장관상, 행정안전부의 재산안전 우수성과 시상에서 우수상, 농업기술대상에서 최우수연구과제상을 수상했다. 스마트벌통은 폭염 한파 등 이상기상에서 봉군(벌통·벌집) 내부 고온으로 인한 벌의 활동 감소, 이로 인한 작물의 생산량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 세계 주요 농작물 70%는 수분을 해주는 곤충, 벌이 필요한데 최근 이상기상, 도시화, 농약 오남용으로 벌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연초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꿀벌의 집단폐사’는 농작물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화분매개용 꿀벌의 공급 부족은 올해 4월 참외, 5월 수박의 생산량 감소에도 영향을 끼쳤다.

스마트벌통은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탄산가스농도를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자동으로 최적의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폭염으로 비닐하우스의 온도가 높아지면 벌통 내부의 온도가 크게 상승해 벌의 생존이 어렵게 된다. 이 경우 벌은 온도와 탄산가스 농도를 낮추기 위한 행동을 하는데, 이로 인해 화분매개 행동은 크게 감소하고 벌의 수명도 단축돼 작물 생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온도가 떨어지면 벌들은 벌통 내부 온도 유지를 위해 서로 엉겨 붙는 행동을 하는데, 이 역시도 화분매개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벌통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벌의 크기, 형태 색깔을 학습, 실시간으로 벌의 활동량을 확인해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벌통으로 여름철 고온 비닐하우스에서 채종용 양파의 경우 기존 벌통 대비 벌의 화분매개 활동량을 2.3배, 수정률은 1.3배 향상됐다. 여름 토마토의 경우 활동량은 1.6배, 착과율은 1.5배나 향상됐다. 스마트벌통은 벌통 내부의 환경조건만을 모니터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벌의 활동량과 작물의 생산량을 향상시켰다. 이는 스마트팜에서 벌의 활동성 예측으로 작물의 생산량 예측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또 이 기술은 화분매개용뿐 아니라 양봉용으로 기술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화분매개벌을 통한 농업농촌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

이경용 농진청 농과원 연구사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과채류의 67%는 벌을 통해 생산되지만 최근 이상기후, 농약, 환경오염으로 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활동성이 좋은 벌을 육성하고, 작물전문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벌통과 관련한 표준화 기술을 계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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