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시동 걸자마자…불황에 IRA까지 ‘저속주행’? [어떻게 보십니까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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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기업들은 내년 출시할 전기차 신차 모델을 잇달아 공개하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계 입장에선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생산 지연으로 고객 인도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 문제가 일부라도 해소되지 않으면, 애초에 세운 판매 목표를 수정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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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 대응 나서
미국 IRA 문제는 고민거리…“실적 저하 가능성”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내년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기술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국내 완성차 업계엔 호재다. 기술에 디자인을 얹은 신차도 쏟아진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규정으로 인해 실적은 미지수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전기차 가격 상승도 전기차 시장 확대의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3년 경영환경 전망자료를 통해 내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이 올해보다 6.3% 상승한 80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소비 심리가 주춤하겠지만,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화하면서 뭉쳐있던 ‘대기수요’가 해소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내년 전기차 판매량 목표를 올해 연간 판매량 예상치(989만대)에서 29.5% 상승한 1280대로 설정했다. 친환경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기술력을 향상하면서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의 성능이 개선된 영향이다. 완성차 기업들은 내년 출시할 전기차 신차 모델을 잇달아 공개하며,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로는 기아가 선보일 최초의 대형 순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9’가 관심을 끌고 있다. EV9은 현대차가 판매 중인 ‘팰리세이드’보다 크다. 기아는 아울러 작은 체구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레이EV’도 출시한다. 200㎞가 넘는 주행거리에 부분변경을 거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중형 중심이던 전기차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코나EV’를 내년 7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한때 힘든 시기를 보낸 국내 브랜드인 쌍용자동차는 내년 사명을 바꾸고 전기차 라인업을 대폭 선보일 계획이다. 오너인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KG모빌리티’라는 사명도 공개했다. KG모빌리티 앰블럼을 달고 소비자에게 인도될 첫 모델은 내년 하반기 선보일 토레스의 전기차 모델 ‘U100(프로젝트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출시에 이은 판매량 확대 전략 속에서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지난 8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한 법으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해외 전기차 기업은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지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기 전까지는 수익 측면에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동맹국의 반발에도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과 관련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국산 전기차는 현지에서 생산이 이뤄지는 포드·GM 등 현지 브랜드보다 가격 페널티를 안고서 경쟁하게 된다. 국내 기업들의 자체적인 마케팅 전략이 더 중요해질 것이란 얘기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계 입장에선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생산 지연으로 고객 인도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 문제가 일부라도 해소되지 않으면, 애초에 세운 판매 목표를 수정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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