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극심...조선사, 설계까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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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극심한 인력난에 설계까지 바꾸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최근 인력 소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납기일에 맞춰 선박을 건조·인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인력 부족에 따른 공정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인력이 덜 드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생산기술직 채용, 기술연수생 모집, 협력사 외국인 근로자 채용 등을 통해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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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부족...공정 축소로 돌파
용접 필요없는 ‘통 철강재’ 사용
소화못해 해외로 일감 돌리기도
조선업계가 극심한 인력난에 설계까지 바꾸고 있다. 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면서도 당장 일감을 제때 소화하기 위해 건조 과정에서 생산인력 소요를 최소화할 방안을 내부적으로도 강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내년 글로벌 조선시장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예측되는 가운데 인력난 해소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최근 인력 소요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안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에 원자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 등에 대한 수요가 컸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급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선순위가 옮겨갔다는 것이다. 예컨대 얇은 철강재를 접합해 사용하는 대신 통으로 된 철강재를 써 용접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납기일에 맞춰 선박을 건조·인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인력 부족에 따른 공정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에는 인력이 덜 드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사람이 워낙 부족하니까 공정을 줄이거나 작업을 효율화해 생산성을 향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인력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계책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생산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인력난이 결국에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외적인 환경 변화 등으로 최근 조선업계 수주량은 급증했지만 인력은 태부족한 상황이다. 조선해양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조선업 종사자 수는 9만5030명으로, 2014년 20만3441명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특히 2016년 조선업 물량 감소에 따라 사내 협력사 기능인력 위주로 인력을 감축한 여파로 생산직 미충원율은 높다. 조선산업 생산직 필요 인력은 올해 3분기 기준 8239명 부족한 상황으로 내년 3분기에는 부족 인원이 1만2872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향후 수주물량은 물론 당장 올해 따낸 일감도 일손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협력사·인력을 구하지 못한 조선사들이 해외 경쟁사에 일부 일감을 보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생산기술직 채용, 기술연수생 모집, 협력사 외국인 근로자 채용 등을 통해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도 외국인력 도입제도, 유학생 특례 활성화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인력 부족 심화에 따른 공정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종훈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현장 작업자 입장에선 조선소 일을 대체할 만한 임금이 더 높은 업종이 생기고 있어 이를 돌리려면 결국 수익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국내 업체의 R&D(연구개발)가 친환경 선박 등 제품혁신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는데 생산성 관리 측면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우리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이 작년보다 줄며 중국에 2년 연속 세계 1위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1564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 세계 선박 발주량(4193만CGT)의 37%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49%를 차지한 중국(2034CGT)에 이은 2위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3년 연속 수주 1위에 올랐지만 자국 발주 물량이 뒷받침된 중국에 지난해부터 수주량에서 밀리고 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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