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방 떠난 인천도 조용…외국인 국내 부동산 매입 ‘뚝’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감소, 국내 주택 경기 침체, 정부의 외국인 부동산 투기에 대한 엄벌 원칙 등의 영향으로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투기를 일삼던 세력이 사라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을 매수한 외국인(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기준)은 1만3923명으로, 작년 동기(1만7414명)보다 20.0%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부동산을 매입한 중국인은 1만1599명에서 8972명으로 일년 사이 22.7% 감소했다.
외국인 부동산 매수자 가운데 중국인 비율도 64%로 지난해 66%에 비해 소폭 낮아졌다. 중국인은 10년째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쇼핑은 집값 상승기와 맞물려 크게 늘어났다.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2018년부터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 건수는 매년 1만건을 넘어섰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풀린 2020년엔 매입 건수가 1만3416건에 달했다.
8살 중국인 어린이가 경기도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국토교통부 자료)가 있는가 하면 학생비자를 받고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여학생이 인천에 빌라 두 채를 사들여 월세 90만원을 받는 등 나이를 막론하고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입은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다 올해 들어 중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금리 인상으로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자금 여력이 감소했고 국내 주택 경기 침체로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외국인들이 국내 부동산 투자를 꺼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외국인은 주택담보대출 제한 및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 등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다며 역차별 논란이 일자 국토부가 외국인 투기 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한 점도 국내 부동산 투자가 줄어든 이유로 지목된다.
한때 외국인들의 투기판으로 꼽혔던 인천의 경우 올해 들어 집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실종됐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인천에서 부동산을 산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은 2569명으로, 전년 동기(3093명)보다 16.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 부동산 매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중국인은 2475명에서 1932명으로 줄었다.
인천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천의 경우 송도를 중심으로 외국인 부동산 수요가 많았는데 입주 물량 증가와 가격 하락으로 매수가 줄었다”면서 “인천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과 입주 물량 증가가 예상되면서 외국인들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인천에서는 단기간 집을 보유했다가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낮게 파는 중국인 집주인도 등장했다.
국토부 실거래 공개시스템를 보면, 지난달 18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전용 106.78㎡가 9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15억9500만원)보다 6억9500만원이나 낮은 금액이다.
매도자는 30대 초반의 중국인으로 작년 7월 대리인을 통해 15억9500만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 보증금 1억원, 월 280만원의 월세 계약을 맺었다가 6개월 만에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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