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우울했던 VR 시장…"내년에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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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가라앉으면서 올해 가상현실(VR) 헤드셋 기기의 판매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NPD그룹도 올해 미국 내 VR 헤드셋 판매액이 12월 초 기준 11억달러(약 394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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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發 가격 인상·소비자 구매력 약화 영향
내년에도 약세 전망…"경기침체로 비필수재 구매 줄 것"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가라앉으면서 올해 가상현실(VR) 헤드셋 기기의 판매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내년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VR 헤드셋과 증강현실(AR)장치 출하량이 지난해(1100만대)보다 12% 감소한 96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NPD그룹도 올해 미국 내 VR 헤드셋 판매액이 12월 초 기준 11억달러(약 394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VR 헤드셋 가격 인상이 매출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메타가 올 가을 출시한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의 경우 기업용인 데다 가격이 1500달러(약 190만원)에 달해 개인 소비자들이 구매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CNBC는 꼬집었다. 메타는 개인용 VR 헤드셋인 ‘퀘스트2’ 가격도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128GB 기준 299달러(약 38만원)에서 399달러(약 50만원)로 인상했다.
CCS인사이트의 레오 게비 애널리스트는 “높아진 가격은 VR 헤드셋의 잠재 소비자가 지불하려는 가격보다 비싸다”며 “VR산업이 성장하는 데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작년 VR산업 호황에 따른 기져효과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이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VR·AR을 활용한 메타버스(가상세계)를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VR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VR 헤드셋 매출은 2020년 대비 두 배 급증했다.
VR 산업이 주춤하면서 VR을 먹거리로 삼고자 했던 메타 등의 기업 실적도 부진하다. 메타의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리얼리티랩스 사업부는 올 1~3분기 95억달러(12조517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로 내년 상황 역시 녹록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CCS인사이트는 보고서에서 “거시 경제 약세가 소비자 장치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VR·AR기기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가중되고 가계 재정이 어려워지면 VR 헤드셋 같은 비필수재 소비가 먼저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업계에선 내년 확장현실(XR·VR과 AR을 결합한 기술) 헤드셋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애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애플이 충성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제품을 출시하고 나면 국면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게비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하룻밤 만에 VR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회사”라며 “애플이 헤드셋을 출시한다면 매우 좋은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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