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위리, 환부작신...’ 신년사로 본 경영계의 다짐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국내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2023년을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자” “썩은 것을 도려내는 자세” 등 새해 다짐을 밝혔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29일 내놓은 신년사에서 중국 고전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환위리(以患爲利)’를 인용했다. ‘고난을 극복해 오히려 기회로 삼는다’는 뜻으로, 지난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도 언급한 글귀다.
최 회장은 “다가오는 위기가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미래를 향한 도전은 게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무엇을 준비하느냐가 다가올 경제 회복기에 실력의 차이를 극명하게 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최 회장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더 힘든 상황에 내몰리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분들을 보듬고 함께 밝은 미래로 가는 것,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모든 사회 구성원들을 소중히 여기며 함께 발전해 가는 것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신(新)기업가정신이라고 믿는다”며 “경제계의 동참과 협력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했다. 내년에 본격적인 위기가 닥칠 것이란 판단 아래 취약계층을 보듬어야 안정을 취하며 위기를 돌파하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환부작신(換腐作新·썩은 것을 도려내 새 것으로 바꾼다는 뜻)의 자세로 전 방위적 구조개혁을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허 회장은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자유시장경제 원칙과 민간중심의 성장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앞으로도 민간의 창의와 혁신이 세계 무대에서 꽃 피울 수 있도록 정부·국회가 규제개혁을 포함한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 힘써달라”고 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 해소”를 강조했다. 손 회장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업무성과와 상관없이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는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공정한 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법인·상속세 등 조세부담 완화, 노사관계 관련 노동법 개정 등을 정부와 국회에 주문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새해에는 수출기업 애로 해소, 미래 수출기반 강화, 수출의 외연 확대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팬데믹 이후 변화된 교역 구조와 그린·디지털 전환에 대응하여 수출기반 강화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역의 외연 확대에도 힘쓰겠다”라며 “스타트업과 신성장 분야의 유망기업들이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도록 밀착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2023년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경제 한파 속에서 중소기업계가 자칫 중심을 잃고 나아갈 방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효과적인 정책을 정부에 제안해 중소기업 경제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2024년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비해 여·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중소기업 미래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중견기업 경영 애로를 가중하는 수많은 법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근본을 강화하는 일”이라며 “2023년 최우선 과제로 중견기업 육성의 법적 토대인 ‘중견기업 특별법’이 안정적인 주춧돌로 기능할 수 있도록 상시법화는 물론 모든 내용을 실질화하는 전면 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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