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야민·수용미학 소개한 독문학자…차봉희 교수 별세

이충원_독자부 2022. 12. 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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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독일 문학 평론가 발터 벤야민(1892∼1940)의 이론과 독자의 관점을 중시하는 '수용미학' 등 독일어권 최신 문학 이론을 국내에 소개한 차봉희(車鳳禧) 한신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가 28일 오전 11시 19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9일 전했다.

최윤영 서울대 독문과 교수는 "독문학이라고 하면 괴테와 실러의 작품을 번역하는 것으로 생각하던 풍토에서 '수용미학', '비판미학' 등의 저서를 통해 독일어권의 최신 문학 이론과 미학 동향을 소개했고, 새롭게 문학 텍스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달한 선구자적 독문학자"라며 "늘 거침없고, 도발적으로 질문하는 학자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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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80년대 독일 문학 평론가 발터 벤야민(1892∼1940)의 이론과 독자의 관점을 중시하는 '수용미학' 등 독일어권 최신 문학 이론을 국내에 소개한 차봉희(車鳳禧) 한신대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가 28일 오전 11시 19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9일 전했다. 향년 81세.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을 나왔다. 전남여고 독일어 교사로 일하다 독일 튀빙겐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77년부터 서울대 등의 독문학 강사, 1978∼1983년 전남대 교수, 1983∼2006년 한신대 교수로 강단에 섰다.

고인은 국내에 벤야민을 소개한 학자였다. 1980년 '민주화의 봄' 상황에서 사회운동의 실천 이론으로 벤야민이 주목되기 시작할 때 고인이 벤야민의 주요 저작을 모은 '현대사회와 예술'(1980, 문학과지성사)을 펴낸 것.

이 밖에도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예고된 죽음의 기록'(1982, 샘터), 바실리 칸딘스키의 '점·선·면:칸딘스키의 예술론'(1983, 열화당), 게르트 타이센의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1988, 한국신학연구소) 등이 고인의 손을 거쳐 국내에 알려졌다.

'수용미학'(1985, 문학과지성사)이나 '비판 미학'(1990, 문학과지성사) 같은 저서를 통해 "읽히지 않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며 수용자(독자)의 '기대지평' 같은 개념을 소개했다.

'루카치의 변증-유물론적 문학이론'(1987, 한마당), '독자반응비평'(1993, 고려원), '한국의 독일문학 수용 100년' 1·2권(2001, 한신대출판부) 등 저서도 남겼다.

최윤영 서울대 독문과 교수는 "독문학이라고 하면 괴테와 실러의 작품을 번역하는 것으로 생각하던 풍토에서 '수용미학', '비판미학' 등의 저서를 통해 독일어권의 최신 문학 이론과 미학 동향을 소개했고, 새롭게 문학 텍스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달한 선구자적 독문학자"라며 "늘 거침없고, 도발적으로 질문하는 학자셨다"고 말했다. 2003년에는 텍스트 중심의 인문학 위기를 고민하며 한국미디어문화학회를 창립하고 초대 학회장으로 활동했다.

유족은 언니 차영희씨와 동생 차진석·차규석·차순희씨가 있다. 빈소는 고대안산병원 장례식장 201호실, 발인 30일 오후 1시 30분, 장지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별빛쉼터. ☎ 031-411-4441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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