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세가 요동...매머드급 입주 행렬

2022. 12. 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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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강남에 기록적인 아파트 입주가 예고되면서 강남 집주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내년 3월께 입주가 예정된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의 대규모 입주 여파로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진 채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인근 단지 전세가가 요동치고 있다.

내년 기록적인 역전세난을 우려할 만큼 강남권에서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입주를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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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 지역 수억 낮춘 매물 등장
갈아타기 수요겹쳐 설상가상
원베일리 8월 입주 땐 더 악화
내년 강남권에 입주 물량이 몰리며 기록적인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3월 입주를 앞둔 3375가구 규모의 서울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헤럴드DB]

“반포에 세를 줬는데 내년 원베일리 마저 입주하면 역전세가 확실합니다. 몇 억원을 돌려줘야 하는데 어떡하나요”

내년 강남에 기록적인 아파트 입주가 예고되면서 강남 집주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내년 3월께 입주가 예정된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의 대규모 입주 여파로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진 채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인근 단지 전세가가 요동치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자이프레지던스의 전용면적 59㎡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전세가가 6억원 초중반에서 7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었는데, 최근에는 5억원 초중반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용면적 84㎡도 지난 27일 기준 9억원에 여러 매물이 등장했다. 집주인들은 이달 초보다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경쟁적으로 전세가를 낮추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입주가 임박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일제히 가격을 내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인근 단지 전세가의 동반 하락은 물론, 전세 갈아타기 수요까지 나타나고 있다.

강남 집주인들은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개포자이 입주만으로도 현재 수억원 낮게 집을 내놓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 내년에 입주물량이 또 다시 쏟아지면 이같은 상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강남 집주인은 “최근 개포 세입자가 나가겠다고 통보해 전세금을 내주려 기존에 받던 것보다 3억원 싸게 전세를 내놨는데도 이조차도 나가지 않아 진땀을 뺐다”며 “부동산에서도 내년에는 더 심할 것이라 한다. 서초에도 세를 줘야 하는데 (내년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집주인은 “갱신권(계약갱신청구권)을 써서 계약했는데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물건들로 갈아타는 세입자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2020년 개정된 임대차법에 따르면 5% 갱신계약이 이뤄진 경우, 세입자는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도 언제든지 이사 등의 이유로 집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내년 기록적인 역전세난을 우려할 만큼 강남권에서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줄줄이 입주를 대기하고 있다. 내년 8월에는 서초구에 2990가구의 반포 원베일리가, 2024년 1월에는 강남구에서 6702가구의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신반포메이플자이 3307가구, 디에이치 클래스트 5335가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 2091가구 등도 2025년 입주가 예정된 상황이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30만2075가구(413개 단지)다. 올해(25만6595가구)보다 18%(4만5480가구) 가량 많다. 수도권은 내년 15만5470가구(183개 단지)로 올해 대비 9%가량 증가한다.

이 가운데 서울은 강남구, 은평구, 서초구 등 순으로 입주 물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남 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 등 강남 4구의 내년 입주 예정 물량(1만2402가구)은 올해(3592가구)보다 3배 가까이 불어난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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