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에 이자폭탄까지...회사 내줘야 할 판”
거액 납부위해 주식담보로 대출
고금리에 이자부담 눈덩이
넥슨 매각설까지 끊이지 않아
“6조원 상속세에 이자 부담까지”
지난 2월 미국에서 별세한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이 6조원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대출이자 ‘폭탄’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주식담보대출로 상속세를 조달하기로 한 가운데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의 여파로 대출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가가 상속 받냐’라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상속세에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과도한 국내 상속세율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고(故) 김정주 창업자의 부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딸은 지난 8월31일 6조원 가량의 상속세를 신고하고 첫 납부를 마쳤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NEXON·ネクソン) 지분을 담보로 일본 금융사에서 약 7000억원 규모의 엔화 대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국보다 일본이 기준금리가 낮지만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로 일본 역시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김 창업자의 유족 역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지난 20일 10년물 국채금리 변동폭 상한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했다.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한 것이다.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에서 선회하는 신호탄으로 읽히면서 대출금리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김 창업자의 유족으로선 65%에 달하는 상속세율에 이자 부담까지 더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넥슨은 주식 배당금을 활용할 수 있는 여력도 부족한 상태다. 통상 상속세 납부 시 주식담보대출과 함께 주식배당금도 활용되지만 넥슨의 경우 삼성그룹 등에 비하면 매년 발생하는 배당수익이 제한돼 상속세 부담을 낮추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상속세법은 국공채, 상장 주식, 국내 소재 부동산으로도 상속세 납부가 어려울 경우 비상장 주식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태광실업 창업주인 고(故) 박연차 회장의 재산을 물려받은 일가가 6000억원 이상의 상속세 중 절반인 3000억원 가량을 비상장 주식으로 납부하기로 한 바 있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에 따른 넥슨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일각에선 김 창업자 유족이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매각 대상으로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까지 거론됐다. 유족은 일단 기업을 승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상황에 따라 자칫 한국 게임산업의 자존심 넥슨이 중국 자본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처럼 금리인상 기조 속에 피상속인의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창업자 유족에게 매겨진 상속세율 65%는 기본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보유지분 50% 이상) 할증이 붙은 수치다. 유산이 10조원이면 상속세는 6조5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업 상속 시 최대주주 할증까지 고려하면 60%를 넘어서기 때문에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때문에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평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받는 사람이 실제로 받는 이익에 비해 과도한 세율을 적용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며 상속세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상속세 손질을 처음으로 공언한 가운데 정부는 해외 출장조사와 태스크포스(TF) 구성, 연구용역 발주 등 사전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상속세 개편안으로는 유산취득세가 거론되고 있다. 유산취득세는 상속재산 총액이 아닌 유산 분배 후 상속인별로 분할 재산에 과세표준을 적용해 세금을 매기는 것을 말한다. 추 부총리는 지난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상속세를 유산취득세 체제로 바꾸는 안을 시시했다. 다만 이를 도입하려면 현행 상속·증여세법 과세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하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수홍, 아내 김다예 인스타계정 공개…“행복해요”
- MZ세대에 많다는 '이 병' 어떻길래… 시간당 60만원 치료까지 등장
- 장인 눈 앞에서 일본도로 아내 살해… 징역 20년 확정
- 콧대 높던 강남 집주인들 초긴장…내년 역대급 역전세난 온다 [부동산360]
- “음란 동영상 속 여자 너 맞지?”…아내 과거 의심하는 ‘의처증’ 남편
- “드디어 이렇게 나온다?” 아이폰 접는폰, 삼성보다 낫나요?
- “상속세 65%, 국가가 상속 받나” 故김정주 상속세 내려다 빚더미 이자 폭탄
- 윤정수, 박수홍 손절설에…“축의금 두둑이 보내, 어이가 없다”
- "中 관광객 몰려온다" 불안 떠는 국가들…너도나도 입국 규제 강화
- 라이터 불로 얼어붙은 키박스 녹이려다…승용차 모두 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