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손경식 경총 회장 "대한민국 하나 돼 위기 넘어야"
기사내용 요약
"기업 경영 자유 보장해야" 강조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내년에는 대한민국이 하나가 돼 위기의 파고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29일 신년사를 통해 "2023년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위기의 파고는 더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출발했지만, 대내외 악재로 힘겨웠다"며 "글로벌 공급망 대란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까지 겹치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퍼팩트스톰'으로 일컬어지는 복합 위기에 처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내년에는 국내 경제에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경직적인 노동 환경을 문제로 지적했다.
손 회장은 "주요 기관에선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게 전망한다"며 "안타까운 것은 위기 극복도 힘겨운 우리 기업이 경쟁국보다 강력한 규제와 경직적 노동 환경 속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 주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기업과 정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원팀이 돼 위기 극복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합심해야 한다"며 "다행히 지난해 출범한 신정부에서 규제 혁신을 통한 경제 활력 제고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 경영 활동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은 기술 발전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부를 창출해 그 자체로서 강력한 성장 동력이 된다"며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마음껏 진출하고,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이 만들어질 때 우리 경제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신년사
지난 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출발했지만 대내외 악재들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대란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까지 겹치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퍼팩트스톰’으로 일컬어지는 복합위기에 처하며 어려움이 지속되었습니다.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무역수지가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 금리 인상과 자금 경색으로 국민과 기업들의 어려움은 매우 컸습니다. 기술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반도체, 미래차 같은 우리 주력산업에 위기감도 고조되었습니다.
2023년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위기의 파고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주요 기관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당면한 위기극복만으로도 힘겨운 우리 기업들은 경쟁국보다 여전히 강력한 시장규제와 경직적 노동환경 속에서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노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감면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기업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경제위기의 파고를 극복하려면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기업과 정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원팀’이 되어 위기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합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지난해 출범한 신정부에서 규제혁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국회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최대한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에 도움이 되는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경제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 기업에 경영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기술발전과 새로운 시장개척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부를 창출해 그 자체로서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합니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마음껏 진출하고,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자유롭고 역동적인 경영환경’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지나친 규제는 과감히 없애고 혁신을 유도할 수 있도록 규제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기업의 경영활동 영역을 사전에 폭넓게 인정해주되 그에 따른 책임은 사후에 묻는 규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합니다. 시대변화에 맞게 낡은 법·제도를 고치고 신산업 진출과 기술혁신을 저해하는 높은 진입장벽은 허물어야 합니다. 규제개선은 일자리 창출과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도 경쟁국들이 기업의 조세부담을 완화하는 추세를 감안하여 경쟁력 있는 세제 환경을 갖춰야 합니다. 조세제도는 정치·이념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국민의 생활, 기업 경영,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경쟁국들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우리나라의 법인·상속세는 투자 기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계 각국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소한 경쟁국들과 동등한 수준이라도 여건을 갖춰야 합니다. 최근 국회에서 법인세 등 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세제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시장 개혁의 속도를 내야 합니다. 초기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낡은 노동법과 불합리한 관행은 노동시장 경직성과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심화시키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킵니다. 특히 대기업 정규직 과보호에 집중된 제도와 관행은 노동시장의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해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개혁이 늦어질수록 글로벌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입지는 약해집니다. 노사정을 비롯한 정치권, 국민 모두가 미래세대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에 뜻을 모아야 합니다.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를 해소해 시장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높여야 합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는 노동시장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쉽게 일자리를 갖도록 일자리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입니다. 시장 내에서의 이동도 쉽게 하여 일자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양한 생산방식을 보장하고, 근로시간도 양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개별 근로자의 니즈와 업무특성에 맞게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융통성을 넓혀야 합니다. 특히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해결을 위해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업무성과와 상관없이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는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공정한 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매년 산업현장에서 반복되는 대립적·투쟁적 노사관계도 이제 상생의 관계로 바뀌어야 합니다. 변화의 시작은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현장에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글로벌스탠다드에 맞게 법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산업현장에 법과 원칙이 바로 서면 노조의 힘을 앞세운 요구 관철이라는 잘못된 관행은 사라지고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대항권을 무력화시키는 국제적으로도 찾기 힘든 노동 관련 법제도의 개정도 시급합니다. 정부가 앞장서 노동시장 개혁과 산업현장 법치주의 확립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우리 노사관계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개혁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도 경총은 기업활력 제고와 경제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위기 때마다 과감한 도전으로 국가 발전을 이끈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기업이 존중받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더불어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최대한 힘을 보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더 큰 위기 때에도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낸 저력이 있는 위대한 나라입니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고,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해왔습니다. 우리는 위기가 더 심할수록 더욱 굳건하게 돌파해왔습니다. 새해에도 어렵고 불확실한 여건들을 잘 이겨내어 이 고비가 또 하나의 자랑스런 기록이 될 수 있도록 합시다.
지난해 임인년은 우리 앞에 놓인 위기에 호랑이처럼 용맹히 맞서 싸웠던 해였다면 올해 계묘년은 지혜롭고 영민한 토끼처럼 위기를 잘 극복해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직장과 가정에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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