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라고 놀려도 괜찮아요. 선수들이 살잖아요” 마음이 고운 최정민 서울중랑축구단 감독
“아들 같은 선수들이다. 누군가 손을 잡아줘야 하지 않나.”
국내축구 4부리그(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 최정민 감독(45)이 선수들을 보며 하는 말이다. 중랑축구단은 20~23세가 주축이다. ‘축구명문대’ 진학, 프로행에 실패한 뒤 세컨드 찬스를 원하는 젊은이들이다. 최 감독은 28일 “정말 간절하게 훈련하면 성공할 만한 재목들이 많다”며 “이들이 상위리그, 상위팀으로 가는 걸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중랑축구단은 올해 3명을 프로로 보냈다. 윙어 김범수(22)는 지난 6월 제주 유나이티드로, 7월에는 공격수 양창훈(23)이 광주로 이적했다. 지난 주에는 주장 신민기(25)가 안산으로 갔다. 중랑축구단 올해 순위는 16개팀 중 13위(11승4무17패)다. 최 감독은 “시즌 중반 주축을 보내 순위가 떨어졌지만 프로 선수를 배출해 보람찼다”고 말했다.
중랑축구단은 올해 50명에 육박하는 선수단을 운영했다. 50명은 등록 상한선이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도전하겠다고 오는 선수들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대부분 ‘투잡’을 뛴다. 훈련은 오후 또는 야간에 한다. 선수는 하루 한 번 훈련이지만 최 감독은 오후, 밤 하루 ‘두 탕’ 지도한다. 경기 운영도 개인 기량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둔다. 최 감독은 “상위리그, 상위팀 감독이 원하는 스타일을 지도하고 실전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2000~2004년 K리그 부천 SK에서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2005년부터는 국민은행축구단에서 활약했고 2006년 당시 실업리그인 내셔널리그 MVP에 뽑혔다. 2010년 은퇴한 최 감독은 2017년 청룡FC 18세 이하 고등부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21년 중랑축구단 지휘봉을 잡았다. 최 감독은 “청룡FC도 축구 명문고에 가지 못한 중학교 졸업생들로 구성됐다”며 “그들을 보면서 일단 성적은 내려놓고 좋은 선수 발굴과 육성에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회고했다. 최 감독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선수에게 절대로 ‘그만두라’고 먼저 말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주위 지도자들로부터 “멍청하다” “바보 아니냐” “가장 노릇은 하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최 감독은 “조금 더 간절하게 노력하면 직업 선수가 될 재목을 보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남편이 떳떳한 감독 역할을 하는데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아내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올해 50명 중 10명 정도는 프로, K3리그로 갔다. 10명 안팎은 다른 K4 구단으로 옮겼다. 팀에 잔류한 10여 명과 최근 입단 테스트에서 뽑은 ‘간절한’ 신인들을 묶어 완전히 새로운 팀을 꾸렸다. 시즌 내내 중랑구립구장과 남양주 등을 오가며 메뚜기 훈련을 했고 동계훈련 상황도 비슷하다. 다만 선수들이 최소 비용을 내는 조건으로 제주 전지훈련을 추진 중이다. 최 감독은 “더 좋은 환경, 더 많은 수당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며 “새해에도 선수들과 열심히 훈련하고 간절히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사비로 구단을 운영하는 이민걸 구단주도 가능한 한 많은 선수들을 상위리그, 상위팀으로 보내는 걸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도전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중랑축구단으로 오라”고 덧붙였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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