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안경 김서림, 금박으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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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경에 김이 서린 것이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디모스 포울리카코스 교수와 이반 하츨러 박사과정 연구원은 안경이나 유리창에 금 박막을 코팅해 김 서림을 원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맑은 날이면 금박이 표면 온도를 섭씨 8도까지 높이고, 흐린 날도 3~4도 증가해 김 서림을 막는 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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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 흡수, 유리 온도 높여
수증기 응결을 원천 차단
햇빛으로 작동, 추가 에너지 없어
겨울이면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사람들이 많다. 안경에 김이 서린 것이다. 스위스 과학자들이 안경이나 자동차 유리에 김이 서리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디모스 포울리카코스 교수와 이반 하츨러 박사과정 연구원은 안경이나 유리창에 금 박막을 코팅해 김 서림을 원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전기를 흘리지 않고 유리 자체에 코팅하는 기술이라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결과는 지난 1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러지’에 실렸다.
◇금박이 열 올려 응결 방지
겨울은 안경을 쓰는 사람에게 힘겨운 계절이다. 밖으로 나가면 바로 안경에 김이 서려 잘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화된 마스크도 김서림을 부추긴다. 습한 공기나 입김이 온도가 낮은 안경 표면에 부딪히면 수증기가 응결돼 물이 된다. 이렇게 김이 서리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연구진은 안경이나 유리 표면에 붙일 수 있는 금박 코팅재를 개발했다. 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금박 아래위에 각각 3나노미터 두께인 이산화티타늄이 샌드위치처럼 붙은 형태다. 금박은 햇빛의 절반을 차지하는 적외선만 골라 흡수해 온도를 높인다. 햇빛 40%는 가시광선이고 나머지는 자외선이다.
금박이 열을 내면 유리의 표면 온도가 올라가 수증기가 닿아도 물로 응결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맑은 날이면 금박이 표면 온도를 섭씨 8도까지 높이고, 흐린 날도 3~4도 증가해 김 서림을 막는 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금박 아래위를 덮은 이산화티타늄은 굴절율이 높아 햇빛이 진행하는 속도를 늦춘다. 그만큼 금박이 적외선을 흡수할 시간이 늘어난다. 위쪽 이산화티타늄은 금박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 코팅재는 가시광선은 그대로 통과시켜 사물을 보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전체 두께도 10나노미터에 불과해 겉으로는 알아보기 어렵다. 일반 금박은 그보다 20배는 두껍다.
◇250원만 추가하면 가능
안경이나 자동차 유리에 김이 서리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여럿 있다. 김 서림 방지액은 물과 잘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물방울을 퍼지게 한다. 이러면 시야가 흐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자주 뿌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자동차 뒷유리는 열선에 전기를 흘려 김 서림을 막는다. 시각을 왜곡시킬 수 있어 앞유리에는 적절치 않다는 사람들도 있다. 건물 유리창이나 안경 역시 전기를 쓰는 열선 방식은 쓰기 어렵다.
이번 코팅재는 햇빛만 있으면 된다는 점에서 기존 방법보다 훨씬 간단하다. 금을 쓴다고 하지만 워낙 미량이어서 20센트(250원)만 추가하면 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금보다 더 저렴한 재료도 찾고 있다. 가격이 더 떨어지면 안경이나 자동차 유리 외에 거울이나 건물 유리창, 광학 센서에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박이 유리 표면의 온도를 높이면 여름에 자동차나 건물 내부의 온도가 더 올라갈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하츨러 연구원은 “햇빛의 적외선을 흡수해 유리만 온도를 높이고, 열이 자동차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며 “오히려 적외선을 차단해 자동차나 건물 내부 온도 상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코팅재가 작동하려면 햇빛이 필요해 밤에는 소용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밤에는 햇빛 대신 전기를 흘려 금박이 열을 내게 할 수도 있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자료
Nature Nanotechnology,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2-012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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