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도 감원 대상”…‘42개월 월급+α’, 은행권 역대급 퇴직 바람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2. 12. 2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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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
내년 1월 4대은행 퇴사자 2000명 넘을수도
[사진 이미지 = 연합뉴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은행권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역대급 감원 바람이 불 전망이다. 4대 은행 퇴직자 규모가 2000명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급격한 디지털전환으로 점포 방문자 수는 급감했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과거의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꺼내든 고육책이었다면 지금은 정례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8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대상은 1967년생부터 1972년생, 만 50세까지다.

최종 퇴직자는 특별퇴직금(근무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 치의 월평균 급여) 뿐만 아니라 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의 학자금과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을 받는다. 신청은 1월 2일까지다.

우리은행도 관리자, 책임자, 행원급에서 각 1974년, 1977년, 1980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가 진행 중이다. 1967년생의 경우 24개월 치, 나머지는 36개월 치 월평균 임금이 특별퇴직금으로 책정됐다.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을 제공하고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건강 검진권, 300만원 상당의 여행 상품권 등도 지원된다. 신한·하나은행 역시 이번주 또는 연초에 희망퇴직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4대 은행의 희망퇴직은 대부분 내년 1월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올해 1월에는 KB국민은행에서 674명, 신한은행에서 250명, 하나은행에서 478명, 우리은행에서 415명이 희망퇴직 형태로 은행을 떠났다. 4대 은행에서만 직원 1817명이 그만 둔 것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조건이 비슷한 만큼 내년 1월 퇴직자 수가 올해 1월보다 적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희망퇴직 공고에선 대상 연령이 만 40세까지 낮아진 만큼 내년 1월 최종 희망퇴직자가 2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직원들에게 유리한 희망퇴직 조건을 내세울 수 있어 ‘인력 순환’의 적기로 보고 있다.

실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최종 퇴직자 규모가 약 500여 명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70명 이상 많은 규모다.

NH농협은행 희망퇴직 대상자는 전 직급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56세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희망퇴직 신청자에 포함됐다. 보상 규모는 지난해 보다 11개월치가 늘어 월평균 임금의 20~39개월치를 지급할 방침이다.

수협은행도 모든 직급 1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보상 규모는 최대 37개월치로 심사를 거쳐 오는 31일 희망퇴직자를 최종 확정한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지난 1일까지 신청을 마쳤다. 10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 월평균 임금 32~42개월치를 지급한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희망퇴직은 증권사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먼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율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희망퇴직 대상이 주로 50대 이상이었다면, 이젠 40대 이하로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어 내년 고용 한파는 더 심각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희망퇴직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비용절감에 급급해 인력을 줄여 나가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면서 “금융지식이 해박한 행원들을 무조건 퇴출 시키기 보다는 재교육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신용관리 등의 전문적인 업무를 맡기는 방향으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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