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뒤 남부지방 겨울 사라진다, 온실가스 이대로 배출하면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계속 배출하면 21세기 말(2081~2100년) 전북·전남·광주·경남·부산·울산·제주 등 8개 광역시도에 겨울이 사라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전망대로라면, 강원도와 제주도는 여름이 현재 대비 82일씩 길어지고 서울과 경기도는 기온이 6.7도씩 오르는 상황이 발생한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저탄소 및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른 17개 광역시도, 220여개 시군구, 3500여개 읍면동별 기후변화 전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저탄소 시나리오는 온실가스를 현저히 감축해 2070년께 탄소중립에 이르는 경우,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하는 시나리오다.
고탄소 시나리오일 때 2081∼2100년 남부지방에는 겨울이 사라질 전망이다. 기후학적으로 겨울의 시작은 일평균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후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인데, 겨울은 이렇게 5도 미만으로 내려간 일평균기온이 10일동안 지속되어야 한다. 현재 겨울 길이는 전북(104일), 전남(92일), 광주(83일), 경남(83일), 울산(73일), 부산(67일), 제주(0일)를 보이는데, 모두 0일이 된다는 전망이다. 그 외 지역인 경북(109→10일), 대전(104→10일), 서울(102→28일), 충남(111→41일), 인천(106→42일), 세종(115→63일), 경기(115→65일), 충북(118→67일), 강원(122→71일) 등도 겨울이 줄어든다.
반면 여름 길이는 한해의 절반인 180일 안팎이 될 정도로 늘어난다. 겨울이 사라진△제주는 82일 늘어 211일 △대구는 68일 늘어 198일 △부산은 74일 늘어 196일 △울산은 79일 늘어 195일 △광주는 62일 늘어 190일 △경남은 70일 늘어 186일 △전남은 67일이 늘어 185일 △전북은 63일이 늘어 174일이 여름 길이로 분석됐다. 그 외 지역인 서울(127→188일), 인천(115→182일), 대전(120→182일), 경기(117→181일), 충남(111→176일), 세종(113→172일), 경북(108→172일), 충북(109→169일), 강원(81→163일)도 여름 길이가 보통 60일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고탄소 시나리오일 때 17개 광역시도의 연평균기온은 지역에 따라 5.8∼6.7도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17개 광역시도의 연평균온도는 10.5~16.1도인데 17∼21.9도가 되는 것이다. 연강수량은 184.9~378.8㎜ 늘어 1376.9㎜(경북)~2137.3㎜(제주)로 전망된다. 특히 폭염과 열대야일수가 각각 가장 많이 증가하는 지역은 광주(21.4→118.1일)와 서울(11.3→96.1일)로 나타났다. 대구(32.4→120.1일)는 한해의 3분의 1이 폭염이고, 제주(22.5→103.3일)는 100일 넘게 열대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한파와 서리일수가 각각 가장 많이 감소하는 지역은 강원도(21.9→2.6일)와 전북(110.1→43.1일)으로 분석됐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일 때는 17개 광역시도의 연평균기온은 지역에 따라 2.2∼2.4도 올라 12.9~18.3도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연강수량은 지역에 따라 10.2㎜가 감소하거나 152.2㎜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일수는 대구(60.6일), 열대야일수는 제주(55.2일)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고탄소 시나리오에 견주면 2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제주를 제외하면 겨울이 사라지는 광역시도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번 전망 결과는 우리 동네의 미래 기후위기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정책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국민 체감도가 높은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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