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오은영이 간과한 것

2022. 12. 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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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의붓딸에 대한 양부의 과한 신체접촉 장면을 내보낸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고스톱부부편이 아동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있다.

오은영 박사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면서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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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7세 의붓딸에 대한 양부의 과한 신체접촉 장면을 내보낸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고스톱부부편이 아동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있다.

오은영 박사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해당 방송분에 제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다”면서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충분히 터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경고사인들이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박사는 한 매체 기고를 통해 “방송 상담소는 마치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수술 같아 보여 걱정이다”고 쓴 바 있다.

오은영과 방송 제작자들은 순기능의 과실에만 집착해 역기능의 징후를 무시함으로써 사태를 키웠다. 사전경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은영 박사가 방송을 계속 확장하는 것은 사업적인 욕심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은영은 국내에 상담예능을 정착시킨 공로자다. 2006년~2015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로 유명해진 그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 한 편으로 만족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방송을 문어발처럼 확장시켰다.

오은영이 문제가 있는 아이, 부부 등 가족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금쪽 처방을 제시해 인기를 얻고 있지만 방송 프로그램이라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지 못한다. 오은영 상담예능에는 환자 비밀과 관련된 내용들이 자주 공개될 수밖에 없다. 방송은 이런 민감하고 자극적인 사항들을 오히려 시청률을 올리는데 사용했다. 당혹감과 수치심의 뒷감당은 오로지 당사자 개인의 몫으로 돌아가게 만든 게 더 참담하다.

오은영은 방송을 통해 영향력과 파급력이 커져 절대자 같은 위치에 올라갔다. 그런 만큼 신중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함에도 섬세하고 신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방송을 즐기고 그것에 취한 듯 하다.

기자도 오은영에게 여러 개의 방송 출연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남의 가정의 정신적 문제들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은 방송 한 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정신과 진료를 1회 진료로 끝낼 수는 없다. 환자를 계속 관찰, 추적해 처방을 내려줘야 한다.

하지만 일주일에 여러 개의 방송을 출연해버리면 아예 그런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진정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한 방송 전문가는 “일수도장 찍듯이 방송 출연 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은영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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