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과 함께한 40년…‘밀레니엄 힐튼 서울’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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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40년간 지킨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이하 힐튼호텔)이 31일 영업을 종료한다.
영업 종료를 3일 앞둔 28일 오후 찾은 힐튼호텔은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닥치자 힐튼호텔은 지난해 부동산펀드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 다시 매각됐다.
논란을 뒤로 하고 철거가 예정된 힐튼호텔의 두드러진 특징은 높이 18m에 달하는 중앙홀 아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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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호텔·오피스 복합단지로 재건축 예정
‘1세대 건축가’ 김종성 설계…보존가치 ‘논란’
역사 전시공간·자선열차에 고객 발길 이어져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10년 전 결혼식을 이곳에서 했어요. 아이 어릴 때부터 연말 자선 기차는 잊지 않고 보러 왔는데,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쉽습니다.” (40대 황모 씨)
“올해 마지막이라는 이야기를 소셜미디어(SNS)에서 보고, 미니어처 마을 사진도 너무 예뻐서 왔습니다. 처음 왔는데 로비 공간이 인상적이라, 화제가 된 이유를 알 것 같네요.” (20대 최모 씨)
남산을 40년간 지킨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이하 힐튼호텔)이 31일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해 매각 이후 우여곡절 끝에 문을 닫는 이 호텔은 30일 투숙객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영업 종료를 3일 앞둔 28일 오후 찾은 힐튼호텔은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호텔 로비에는 40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전시도 준비됐다. 룸과 각종 연회에 사용되던 각종 집기, 호텔 도어맨의 과거 의상까지 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힐튼호텔은 1983년 11월 문을 열었다. 이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1999년 대우그룹은 싱가포르 기반 호텔운영사 CDL호텔코리아에 소유권을 넘겼다.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닥치자 힐튼호텔은 지난해 부동산펀드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 다시 매각됐다.
남산을 병풍처럼 감싸는 모양으로 살짝 꺾어진 이 호텔은 건축가 김종성씨의 작품이다. ‘한국 1세대 건축가’로 당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로 있던 김씨는 김우중 당시 대우실업 사장의 요청을 받고 귀국해 호텔을 설계했다. 한국 건축가가 설계한 국내 1호 호텔로, 건축계에서는 호텔 철거 소식에 보존 가치를 알리며 적극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건축학과 교수는 “힐튼호텔을 부수고 거기에 더 큰 건물을 짓는 것은 신라 범종을 녹여서 가마솥을 만드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논란을 뒤로 하고 철거가 예정된 힐튼호텔의 두드러진 특징은 높이 18m에 달하는 중앙홀 아트리움이다. 남산 초입 자락 경사면에 자리잡아, 지하부터 자연광이 쏟아지는 천장까지 압도적인 개방감을 자랑하는 독특한 구조다. 아트리움에는 ‘아첼리오’라는 천연대리석을 알프스에서 운반해와 사용했는데, 요즘은 다시 구할 수도 없는 귀한 자재다.
무엇보다 1995년부터 운행된 연말 자선기차는 힐튼호텔의 상징이다. 중앙계단을 둘러싸며 지하 공간에 만들어진 미니어처 마을을 열차가 달리는데, 기부한 기업들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관람객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비치된 도네이션 박스에는 수북한 온정이 쌓여있었다. 자녀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모(34) 씨는 “밀튼(밀레니엄 힐튼의 줄임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이 곳에 추억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며 “열차 마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보면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힐튼호텔은 이미 최소한의 운영에 들어간 상태로 호텔을 떠난 직원도 많다. 430여 명인 호텔 직원 중 80%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제시한 보상안을 받고 퇴직했다. 나머지 20%는 남아 이곳에 2027년 준공 예정인 호텔·오피스 복합단지의 자산관리회사에서 일할 예정이다. 힐튼은 서울 시내에 새로운 호텔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장인 세븐럭 강북힐튼점은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호텔로 영업장을 옮긴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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