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백화점, 새해 앞두고 짝퉁 명품 中서 대량 수입”...외화벌이 용도로 보여

10월 19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시각 평양 그 한토막’이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에는 지난 9일 촬영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이 담겼다. 매대에 버버리 디자인 가방이 진열돼 있다. 조선의 오늘 캡처 연합뉴스

10월 19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시각 평양 그 한토막’이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에는 지난 9일 촬영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이 담겼다. 매대에 샤넬 디자인 가방이 진열돼 있다. 조선의 오늘 캡처 연합뉴스

RFA, 복수 현지 소식통 인용 보도

“중국에서 3만5000∼9만 원에 구입해 63만 원 정도에 팔아”

새해를 앞두고 평양 소재 백화점들이 중국에서 제조된 명품 짝퉁(위조품)을 대량 수입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남포시의 한 무역일꾼은 “새해를 맞아 밍크코트가 선박을 이용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다”면서 “수입된 밍크코트는 남포항에서 평양시 각 백화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의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수입산 밍크 코트에는 영어로 된 에르메스(Hermes)라는 유명상표가 붙어있지만 모두 중국에서 제조된 위조품(짝퉁)이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중국에서 우리가 수입한 밍크 코트의 현지 구입 가격은 코트의 종류에 따라 200~500위안(약 3만5000~9만 원)이지만 평양의 백화점들은 중국산 위조품 밍크 코트를 500달러(63만 원) 이상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요즘 당 소속 무역회사가 배정받은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빵통에 샤넬 상표의 가방과 향수, 주류 등이 대량 수입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는 정상 운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를 앞두고 평양의 백화점들이 국가무역기관의 선박을 이용해 밍크코트 등 유명 해외상표의 짝퉁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1월 신정과 구정 특수를 노려 외화벌이를 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식통은 또 “요즘 평양 백화점에서 짝퉁 가방과 향수, 주류 등을 대량 수입하는 것은 1월에 음력설(1월 22일·중국 춘절)이 끼어있어 중국과의 무역이 보름 이상 중단될 것에 대비하려는 것도 있지만, 양력설과 음력 설날 유명상표 의류나 가방, 주류, 화장품 등 짝퉁을 비싸게 판매해 외화벌이를 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에서 수입되는 샤넬 가방과 향수, 주류의 현지 구입 가격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의주방역시설에서 검역을 마치고 평양 백화점을 통해 유통되는 짝퉁 제품은 수입가격의 세 배 이상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평양에는 제1백화점, 낙원백화점, 광복백화점 등 해외 브랜드 의류와 가방, 화장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현대적 상업망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상품가격은 시장가격이며 거래 화폐는 외화를 주로 사용한다. 일부 상품은 내화(북한 돈)로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짝퉁 명품을 직접 생산도 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 시각 평양 그 한토막’이라는 제목의 4분짜리 영상에는 같은 달 9일 촬영된 평양 제1백화점 내부 모습이 담겼다. 이 백화점에서는 2∼11일 소비품 전시회가 열렸고, 다양한 화장품과 공산품, 식료품, 전자제품 등이 매대에 진열됐다.

명품이나 유명 브랜드 디자인을 카피한 제품이 대거 포착됐다. ‘원동식료일용품생산소’라는 공장명 표시가 있는 매대에는 샤넬 로고가 박힌 가방이 진열됐고, 버버리 무늬를 도용한 가방과 디올 디자인을 베낀 향수병, 일본 아식스 디자인이 적용된 운동화 등도 눈에 띄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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