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회사 매장에 침구는 없다?...햄버거 팔고·굿즈 보여주고·갤러리로 꾸민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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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시몬스 그로서리스토어는 프리미엄 침구 라인을 자랑하는 시몬스의 팝업스토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서 침대나 매트리스, 베개는 찾아볼 수 없다.
3층으로 올라가야 비로소 빔프로젝터로 쏜 시몬스 광고가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지만 여전히 매트리스는커녕 베개도 없다.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는 도리어 침대 판매를 위한 전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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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는 물론, 식료품, 아트시장까지 진출... 주 대상은 MZ
판매 창구도 MZ세대 맞춰 '카카오톡 선물하기'까지 다변화
소비로 이어지는 '그 날' 기약하며 끊임없이 브랜드 인식시켜
올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문을 연 시몬스 그로서리스토어는 프리미엄 침구 라인을 자랑하는 시몬스의 팝업스토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에서 침대나 매트리스, 베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특이하고 예쁜 굿즈들이 한가득 있다. 2층은 심지어 버거집이다. 3층으로 올라가야 비로소 빔프로젝터로 쏜 시몬스 광고가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지만 여전히 매트리스는커녕 베개도 없다. 시몬스는 침구 판매를 포기한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다. '침대 없는 팝업스토어'는 도리어 침대 판매를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소비 주기가 긴 가구류 특성을 감안하면 당장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꾸준히 브랜드를 경험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실제 청담 그로서리스토어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면서 문 연 지 11개월 만에 매출 2억 원을 넘어서는 등 뜻밖의 성과도 얻었다.
'경험 마케팅' 나선 가구사들...식료품 컬래버부터 아트살롱까지
시몬스가 '경험 마케팅'에 성공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에이스침대는 소비자들의 일상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지난달 서브 브랜드인 '클럽 에이스'를 띄웠다. 침대 제품만으로 소통했던 그동안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타깃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경험을 넓히기 위해서다. 출발은 이마트24와 손잡고 '에이스침대의 좋은 잠 메시지를 녹여낸 맛있는 군밤' 등 일곱 가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28일 "브랜드 론칭 기념으로 3주 동안 진행한 구매 이벤트는 이마트24 측이 그동안 진행한 구매 이벤트와 비교했을 때 참여율이 30% 이상 높았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기존 매장을 업그레이드해 '아트슈머(예술과 소비자의 합성어)' 공략에 나선 곳도 있다. 신세계그룹의 가구 계열사 신세계까사가 대표적이다. 신세계까사는 10월 업계에서 처음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을 '아트 살롱'으로 리뉴얼했다. 매장 바깥 벽을 영국 유명 아티스트 리처드 우즈의 대표작 '홀리데이 홈' 아트웍으로 꾸미고 안쪽 벽면은 그의 작품으로 채워 갤러리 형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쇼핑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라며 "리뉴얼 후 서래마을점 매출이 한 달 만에 20% 이상 증가하는 등 반응이 좋아 앞으로 이런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 미쳐
가구업계가 이처럼 마케팅을 다변화하는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불황이 이어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주택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 2,1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3% 감소했다. 10월까지 거래량도 44만 9,96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부동산 경기가 추운 겨울을 맞을 것이라서 당장은 가구 구매자도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먼저 브랜드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한 뒤 나중에 물건을 구매할 때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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