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도 희망퇴직 시작… 새해 초 은행 직원 2000여명 짐싼다

시중은행들이 다음달 희망퇴직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새해 초 4대 은행에서만 2000여명의 직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은행권이 새해 초 희망퇴직 절차를 본격화한다. 희망퇴직 연령이 낮아지면서 새해 초부터 2000명 이상의 은행 직원들이 짐을 싸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28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1967년생부터 1972년생로 만 50세까지다. 퇴직자는 근무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 치의 월평균 급여인 특별퇴직금은 물론, 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의 학자금 또는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을 받는다.

여기에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을 부여받는다. 퇴사 시점은 내년 1월18일로 예정돼 있다.

올 1월3일부터 6일까지 나흘동안 진행된 희망퇴직에서 674명이 KB국민은행에서 짐을 쌌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희망퇴직 규모는 700~800명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앞서 우리은행도 이달 19~27일 희망퇴직을 받았다. 관리자, 책임자, 행원급에서 각 1974년, 1977년, 1980년 이전 출생자가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다.

특별퇴직금은 1967년생이 24개월 치, 나머지는 36개월치 월평균 임금으로 정했다.

자녀 한명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권,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 등도 제공한다. 퇴직일자는 내년 1월31일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18~22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당시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 중에서는 1982년생(만 40세)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NH농협은행의 희망퇴직금은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20∼39개월치로 책정됐다. 최종 퇴직자 규모는 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늦어도 다음 달 초 희망퇴직 공고를 낼 전망이다.

앞서 올 1월 신한은행에서 250명, 하나은행에서 478명, 우리은행에서 415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은행을 떠난 바 있다. 4대 은행에서만 1817명의 직원들이 짐을 싼 셈이다.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반으로 예년보다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내건 데다 일부 은행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만 40세까지 낮아진 만큼 내년 1월 4대 은행의 최종 희망퇴직자 규모는 2000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선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되면 바로 은행을 나갈 것이라는 얘기가 오갈 정도로 오히려 희망퇴직을 기다리는 분위기"라며 "이전엔 희망퇴직이 구조조정 칼바람이라는 인식이 컸는데 최근엔 4~5억을 받고 제2의 인생을 살자는 생각에 40대 직원도 희망퇴직에 올라타고 있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