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 손흥민 모델료·마케팅비 분담 놓고 가맹점주들과 '힘겨루기'?
▶월 12만원 부담 ↑…일부 점주 "사실상 로열티 인상" 반발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가커피는 이달 가맹점주들에게 '메가MGC커피 가맹점 2023년도 광고비 분담 안내' 공문을 발송하고 사전 동의를 받고 있다. 해당 공문은 2023년 연간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인 60억원(부가세 별도)을 본사와 가맹점이 절반씩 부담하는 내용이 골자다. 마케팅 비용에는 손흥민 모델료와 TV광고비, PPL 비용 등이 포함된다. 월 분담액은 가맹점당 12만원이다. 사전 동의율 50%가 넘으면 점주들은 일괄적으로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가맹점주들이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본사에서 부담해야 할 광고 비용을 점주들에게 떠넘긴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사실상 추가 가맹비를 내게 돼, 업계 최저수준 로열티가 최고 수준이 되는 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메가커피 점주가 매월 가맹 본사에 납부해야 하는 로열티는 월 15만원(부가세 별도)으로 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빽다방과 이디야의 경우 월 25만원, 컴포즈커피는 20만원 선이다. 배우 정해인이 모델인 컴포즈커피의 경우 모델료 및 광고비 일체를 본사에서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메가커피 측에서는 추가 비용에도 공격적 마케팅을 환영하는 점주들이 다수이고, 지난 7월 개정된 가맹사업법의 사전동의 규정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메가커피는 지난 6월 손흥민과의 광고모델 계약 이전에는 매장에서의 포스터, 배너 등의 홍보물, 각종 이벤트, 프로모션 위주로 마케팅을 진행했고, 올해부터 매체 광고를 추가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광고비를 분담하는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올해 광고 비용은 전액 본사가 부담했고, 내년에 광고비 분담을 하더라도 본사가 50% 이상 부담할 계획"이라면서 "월 매출 1500만원 이하 매장은 월 광고비 12만원 중 6만원만 부담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차액은 본사가 부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선 내주쯤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커피 본사와 점주들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에도 '무료 쿠폰' 마케팅비 부담을 점주에게 전가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10잔 구매시 아메리카노 1잔 또는 2000원 할인권을 제공하는데, 이 비용을 전액 점주가 부담해서다. 해당 점포에서 음료 3잔 이상을 구매하면 쿠폰을 쓸 수 있는데, 다른 매장에서 7잔을 구매한 경우 무료 음료를 내주는 점주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이디야와 빽다방의 경우 본사와 점주가 무료 쿠폰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메가커피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아직까지는 특별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 않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며 머지 않아 개선 방안에 대한 소식을 알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가맹점 수 급증에 본사 영업이익률 ↑…재매각 위한 '무리수'?
이같은 갈등과 관련 일각에서는 고속 확장을 거듭하고 있는 메가커피에서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월 15일 현재 메가커피 가맹점 수는 2185개에 달한다. 2015년 서울 홍대에 1호점 오픈 이후 2016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메가커피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8년 400개 수준이던 점포 수가 올해 6월 1889개로 4배 넘게 늘었고, 이후 6개월만에 300개 가까운 새 점포가 문을 열었다. 최근 상대적으로 넓은 매장의 오픈 비율도 높아졌다.
다만 점포수 급성장에는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메가커피는 최근 계약을 한 신규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프랜차이즈의 경우 통상 본사와 최소 2~3년의 가맹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약 종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수년내 가맹점 증가폭이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박리다매'로 점주들의 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본사만 배불리는 상황이라는 비판도 있다. 지난해 6월 사모펀드인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코스닥 상장사 보라티알이 14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메가커피는 재매각을 위한 점포 확장과 수익성 제고 등이 단기간에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커피가 사모펀드에 넘어간 후 몸집만 불리고 가맹점 관리는 소홀하다는 볼멘 소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해 메가커피 본사의 영업이익률은 48%에 달한다. 이디야(7.8%)의 6배가 넘고, 컴포즈커피(25%)의 2배 가까이 된다.
지난해 기준 메가커피 가맹점의 면적(3.3㎡)당 평균매출액은 약 2000만원, 연평균 매출은 약 3억3000만원이다. 그러나 저가커피가 대표메뉴인 만큼, 순수익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또한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반영해 가격 인상이 이루어지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메가커피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메가커피는 지난 6월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다른 음료 가격을 200~300원 올린 바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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