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빚은 갚는데 대부업 빚은 는다…취약 계층은 어디로?
[앵커]
올해 상반기, 고금리 부담에 은행 등 금융권의 대출은 줄었지만 대부업권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취약계층이 돈을 빌리기 위해 대부업체를 찾고 있다는 건데요,
이마저도 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길바닥에 흩어져 있는 대부업체 홍보물.
곳곳에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스티커들도 붙어 있습니다.
[양승걸/과일가게 상인 : "오전 중으로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뿌리는 사람이 꽤 많아요. 이쪽은 다섯 여섯 군데, 많으면 한 일곱 가지 정도 날아오는데…."]
돈이 좀 필요한 곳이다 싶으면 직접 찾아와 영업을 하기도 합니다.
["일반 금융권에서 대출 못 받는 사람들은 써야 되니까 상담해보시고 (대출) 한 번 받아보시라고…."]
이 같은 대부업자들이 빌려준 돈이 올해 상반기에만 1조 2천억 원 늘었습니다.
은행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천억 원 줄어든 것과는 반대의 흐름입니다.
금리가 높아지자 조금이라도 씀씀이를 줄일 곳이 있는 이들은 금융권 빚을 갚고 있는 반면, 오히려 고리의 빚이라도 더 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특히 대부업계에서도 돈 떼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담보대출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볼 때 담보가 없는 저신용자들은 사실상 돈 빌릴 곳이 없을 것으로 평가됩니다.
[대부업계 관계자 : "떼일 확률이 낮으니까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한테 이제 위주로 대출이 나갈 수밖에 없는 거고, 그래서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대출 절벽 현상이…."]
대부업 대출 이용자 수가 5만 명 넘게 줄어든 것도 대부분 취약계층일 거라는 게 대부업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불법 사금융으로까지 내몰리게 되는데, 불법사금융피해 신고 건수는 올해 10월까지만 8천4백여 건으로 지난해 전체의 90%가 넘었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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