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결산] 임인년 호랑이는 걸그룹이었다…뉴진스→아이브, 그야말로 女풍당당

정빛 2022. 12. 29. 07: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진스(위), 아이브.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임인년(壬寅年) 국내 가요계를 돌아봤을 때, 강인한 호랑이처럼 용맹을 떨친 존재는 여가수였다.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 엔믹스 케플러 등 신인 걸그룹이 이끌면, 소녀시대 카라 등 2세대 언니들이 든든하게 밀어줬고, 아이유 윤하 송가인 등 솔로 가수들도 힘을 보탰다. 음원 차트 장악한 (여자)아이들, 빌보드를 섭렵한 블랙핑크는 또 어떤가. 여기에 '팝'처럼 통통 튀는 트와이스 나연, 가요계 꽃가루를 날려버린 레드벨벳까지. 올해 가요계에 부는 여풍은 그야말로 세찬 돌풍과도 같았다.

스포츠조선은 대한민국 가요사를 다시 쓴 여자 가수들의 활약상을 되짚어보기 위해 연예기획사 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하이브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미스틱스토리 RBW 웨이크원엔터테인먼트 안테나 WM엔터테인먼트 KQ엔터테인먼트 빅플래닛메이드 피네이션 울림엔터테인먼트 커넥트엔터테인먼트 더블랙레이블 IST엔터테인먼트 위에화엔터테인먼트가 참여했다. 각 소속사는 자사 아티스트를 제외하고 올 한해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여자가수를 1위부터 3위까지 선정했으며, 1위는 5점, 2위는 3점, 3위는 2점으로 점수를 책정했다.

뉴진스. 사진 제공=어도어

영광의 1위는 뉴진스(57점)에게 돌아갔다.

이보다 더 완벽한 데뷔가 있을 수 있나. 뉴진스의 첫 등장은 또렷하게 기억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힘을 뺐는데도 뭔가 모르게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더 신비로워 보였고 간질간질한 감수성을 일깨웠다. 민희진 프로듀서의 비주얼 콘셉트 기반으로 한 K팝은 이토록 강렬했다. 뉴진스를 보면 K팝에서 기획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데뷔와 동시에 각종 최초 기록을 세워, 첫 출발이 더더욱 완벽해졌다. 최고점은 언제라도 깰 수 있지만, 최초는 영원히 기록되기 때문에 더 달콤하다. '어텐션' '하이프 보이' '쿠키' 등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모두 초고속으로 히트, 한국 대중가요사 최초로 데뷔 음반으로 트리플 타이틀곡 모두 성공시킨 걸그룹이 됐다.

업계 관계자들도 뉴진스의 데뷔를 높이 평가, 올해의 여가수로 치켜세웠다. 관계자들은 "획기적인 프로모션 방법과 민희진만의 콘셉트가 데뷔부터 눈길을 사로잡아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되는 그룹", "차별화된 전략과 민희진 프로듀서의 힘", "콘셉트 기획력의 성공", "독보적인 팀 컬러", "장르가 뉴진스", "데뷔하자마자 초고속으로 차트진입은 물론 광고계까지 빠르게 접수한 무서운 신인" 등이라고 봤다. 특히 "오래도록 회자될 데뷔", "가장 성공적인 데뷔가 아니었을까"라며 역대급 데뷔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아이브. 사진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2위는 아이브(53점)였다. 2022년 아이브를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연령 초월, 성별 초월. 모두가 아이브에 열광한 한 해였다.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 역시 '아이브의 해'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나 놀라운 점은 대중이 노래도 아는데, 춤도 알고, 멤버도 알아본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주변에서 당장 체감할 수 있다. '일레븐'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 3연속 히트로, 플레이리스트에는 열두 달 빼곡하게 아이브 이름이 있었고, 각종 숏폼 플랫폼에는 '숨 참고 러브다이브'·'내 장점이 뭔지 알아' 등 댄스 챌린지가 계속됐다. 놀이터에서는 아이브 노래를 따라 부르는 아이들로 넘쳐났고, 안유진의 '맑은 눈 광인' 장원영의 '웅니'는 흐뭇한 미소를 유발했다.

가요 관계자들도 아이브를 향해 표를 던지며 '3연속 히트', '신인상과 대상 동시 수상', '대중성 굳히기', '멤버들의 스타성'을 이유로 꼽았다. 관계자들은 "연예계 전반을 아우른 아이콘", "3연속 히트하고 최근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동시에 대상을 거머쥐는 등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연속 흥행 성공으로 대중성 굳히기", "장원영 안유진의 스타성이 단연 돋보이는 그룹", "10대들의 절대적 지지" 등이라고 평가했다.

(여자)아이들. 스포츠조선DB

(여자)아이들은 26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팀을 재정비하면서 위기론까지 불거졌지만, 눈물 한 방울도 어림없는 '톰보이'로 팀 존재감을 당당하게 증명해냈다. 독창적인 프로듀싱을 통해 음악 평론적으로, 또 음원 차트를 장악하면서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관계자들도 "음악성과 대중성 동시에 굳힌 것으로 보임", "압도적 음원 파워", "자체 프로듀싱 능력" 등이라는 근거를 들었다.

르세라핌. 스포츠조선DB

4위는 또 다른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20점)이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데뷔였지만, 연말 뒷심까지 발휘하고 있다.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가겠다는 그룹 색깔처럼 말이다. 전원 센터급 비주얼을 자랑하는 이들이 시퍼런 독기를 품고 '피어리스' '안티프래자일'을 외칠 때 묘한 쾌감이 들기도 한다. 특히 딱딱 맞는 칼군무에서 얼마나 이 악물고 연습했는지가 짐작된다. 관계자들 역시 "보이그룹에서나 볼 수 있는 성공에 대한 갈망, 이글거림에서 앞으로 더 잘될 것 같다", "실력과 비주얼 모두 갖췄다" 등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이유. 스포츠조선DB

아이유(17점)는 5위에 올랐다. 사실 박재범과 협업 정도는 있었지만, 올해 아이유는 신곡을 발표하지 않았다. 배우 이지은으로 활약이 더 뛰어났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2022년 여가수'로 뽑힌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조용필 서태지 H.O.T. 방탄소년단 등 인기 남성 가수들만 채울 수 있었던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아이유는 한국 여성 가수 최초로 잠실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 전석 매진시켰다. 관계자들은 아이유가 새 역사를 썼다는 점을 강조하며 "솔로 아티스트로 정상을 달린다", "누구와 대적할 수 없는 파워를 가진 아티스트"라고 했다.

이밖에 블랙핑크(6위), 송가인 윤하(공동 7위), 에스파(9위), 카라 트와이스(공동 10위) 등이 거론됐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