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이슈스파이크-②] "해체해라" 트럭 받고, 병역비리 찬물 붓고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배구판 전체가 김연경의 이름으로 들썩였다면 한편에서는 뜨거운 속사정으로 달싹대는 곳도 보인다.
트럭이 오갔고 감독이 교체되며 전년과 조금씩 달라지는 분위기를 보이는 구단이 있다. 그런가하면 오심으로 경기에 차질을 빚은 심판진 역시 지나간 배구를 돌아보게 만드는 포인트다. 최근에는 병역비리 연루라는 대형 이슈가 터지기도 했다.
■ 막내구단 페퍼저축은행, 이재영 접촉 논란
"학폭 가해자 OUT"
지난 10월 19일,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가 열리는 청담 리베라호텔에 시위트럭이 나타났다.
그보다 하루 앞선 18일, KBS가 "페퍼저축은행이 이재영과 두 차례 접촉해 입단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힌 단독보도가 시발점이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재영(27)과 쌍둥이 동생 세터 이다영은 지난 해, 국내 리그에서 활약했지만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박탈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후 선수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 구단으로 이적 및 출국했다. 그러나 이재영은 부상으로 인해 중도 귀국했다.
유망주들과 기존 구단에서 이적한 선수들을 모아 지난 6월 새롭게 창단한 막내팀 페퍼저축은행은 득점포 가뭄에 시달렸다. 미들블로커 하혜진이 어깨 인대파열로 시즌 아웃됐고, 주장이자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인 이한비 역시 손목 부상을 입으며 이렇다 할 공격자원이 부족했다. 구단이 공격수 이재영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다.
구단이 이재영과 접촉한 이유는 또 하나, 팀을 이끌어줄 에이스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김형실 전 감독의 이러한 해명은 팬들의 격분을 샀고 급기야 근조화환에 트럭시위로까지 번졌다. 결국 해당 사태의 여파로 인해 구단은 "이재영과 더 이상의 만남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팀 역시 현재까지 시즌 15연패로 역대 최다 연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김 전 감독은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현재는 이경수 감독대행이 페퍼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7일(화), GS칼텍스에서 '국대 리베로' 오지영을 영입함으로써 그토록 원하던 베테랑이자 에이스를 품에 안게 되었다.
■ "이럴거면 비디오 판독을 왜 해!" 역대급 오심 논란
"일년 내내 개고생했는데!"
지난 27일, 도드람 V-리그 3라운드 남자부 경기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전 4세트에서 '역대급' 오심 논란이 터졌다.
홍상혁(KB손해보험)의 중앙 후위공격이 라인 밖으로 나가자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넷터치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한국전력 미들블로커 박찬웅의 왼쪽 팔이 넷터치를 범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팔이 네트에 걸쳐져 네트가 심하게 출렁대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중계진 역시 "네트는 분명히 흔들렸다"고 지적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일 비디오판독 및 경기 운영을 진행했던 남영수 부심, 정의탁 경기위원, 진병운 심판위원은 넷터치가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다.
다른 각도의 영상을 재판했지만 판정 번복은 없었다. 분노한 후 감독은 "이럴거면 비디오 판독을 뭐 하러 해, (코트에서) 나와, 하지마, 나와", "일년 내내 (선수들이) 개고생했는데, 이거 하나로 경기가 이기고지는데" 등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박찬웅 본인이 손을 들어 범실을 인정했어도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다.
오심을 내린 심판진은 후 감독에게 경기 지연을 이유로 경고 카드까지 내렸다.
경기가 끝난 후 오심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배구연맹(KOVO) 측은 28일 오전, 두 명의 심판이 참석한 가운데 사후 판독을 내렸다. 판독관이 오독을 인정하자 긴 회의를 거쳐 연맹 상벌 규정에 있는 자동 부과 기준에 따라 관련자 징계를 논의했다.
이에 따라 남 부심과 정 위원은 3경기, 넷터치 판정을 내린 진 위원은 1경기 출장 금지됐다.
배구경기 오판은 비단 이 날만 논란을 빚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맥이 끊기고 불필요하게 시간이 낭비되기도 한다. 더욱 정밀한 판정기술 도입과 심판진의 역량을 길러 오심으로 인한 경기지연을 막는 일이 시급해졌다.
■ OK금융그룹 주전 조재성, 병역비리 연루 자진신고
지난 27일, 남자 프로배구단 OK금융그룹은 긴급 보도를 내놓았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이 병역비리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구단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구단 측 관계자는 "조재성이 수사기관에 병역비리 연루에 대해 조사협조 요청을 받았다는 소식을 먼저 알려왔고 구단 측은 사태 파악중에 있다"고 전했다.
팀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인 조재성은 지난 2016-17시즌 2라운드 1순위로 OK금융그룹에 입단, 백업으로 활약하다 2018-19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외인선수와 함께 팀 득점을 책임져왔다. 또한 실력과 더불어 눈에 띄는 외모로 여성팬들을 끌어모으는 핵심 자원이었다. 그러나 해당 논란으로 인해 배구판을 넘어 스포츠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구단 측에서는 "조재성은 면제가 아니라 입영일자를 미루고 싶었던 것 같다"며 "이에 대해 온라인 상담사에게 문의했고 이 과정에서 상담사와 접촉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당초 현역(3급) 판정을 받았던 조재성은 재검을 통해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최근 검거된 불법 병역 브로커가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조재성은 12월 28일, 본인의 SNS계정을 통해 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조재성은 "제가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저는 병역비리 가담자입니다"로 시작하는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조재성은 현재 팀 숙소에서 나왔으며 훈련과 모든 경기에 대해 출전 정지 처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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