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타격 없었다…흑자전환 기대 키우는 '배민' 

한전진 2022. 12. 29.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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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 안정…'출혈 경쟁'도 완화
프로모션 중단에 라이더 인건비 감소 
광고, B마트 등 신규 수익원 구축 노력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배달앱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단건 배달 출혈 경쟁이 끝난 데다, 앱광고·퀵커머스 등 수익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다. 엔데믹에 따른 배달 감소 타격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배달의민족(배민)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를 유지하고 있다. '반전'의 물꼬를 튼 배민이 3년간의 적자 행진을 끊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팬데믹, 위기와 기회 

코로나19 팬데믹은 배민에게 기회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배민은 지난해 9월 월 주문 수가 사상 처음으로 1억 건을 돌파했다. 이용자 주문 뿐 아니라 앱 입점 식당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덕분에 외형도 커졌다. 2018년 3000억원대에 불과했던 배민의 매출은 지난해 2조88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면 팬데믹은 배민에게 위기이기도 했다. 늘어난 배달수요에 라이더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서다. 특히 쿠팡이츠와 '단건 배달' 출혈경쟁을 벌여야 했다. 양사는 라이더를 유치하기 위해 건당 1만원에 달하는 배달 수수료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비싼 기현상도 나타났다. 실제로 한때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는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건당 배달비가 2만~3만원에 이를 정도였다. 단건 배달이 늘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매출과 달리 배민의 수익성은 악화일로였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8년 5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19년 364억원, 2020년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라이더에 지급하는 인건비인 '외주 용역비'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의 외주 용역비는 2019년 1436억원에서 2020년 3294억원으로 129%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7863억원에 달했다. 

이제는 다르다 

이런 상황은 엔데믹 이후 달라졌다. 팬데믹 기간 폭주했던 배달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라이더의 몸값도 떨어지고, 업체 간 경쟁도 완화하고 있다. 앞서 배민과 쿠팡이츠는 단건 배달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중개 수수료율을 올리고, 라이더에 지급하던 프로모션비도 정상화했다. 이 때문에 배민의 외주용역비가 올해 3월부터는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여기에 퀵커머스, 앱 광고 등 수익 사업이 안정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B마트는 배민의 대표 퀵커머스 서비스다. 물류센터 설립 등 투자비가 많아 그동안 적자의 주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주문이 늘어나고 효율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앱 광고 상품 확대로 인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 배민은 지난 4월 '클릭광고' 상품인 '우리가게클릭'을 출시한 바 있다. 

올해는 '주식보상비용'과 같은 예상외 비용지출도 없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적자폭이 늘어난 데에는 이 영향이 컸다. 지난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임직원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주식을 증여했다. 총 1613억원가량의 주식보상비용이 인건비로 잡히면서 비용이 증가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2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게 배민의 계산이다. 

엔데믹에도 '선방'

당초 배민은 엔데믹으로 큰 타격이 전망됐다. 배달 특수가 끝나 주문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하지만 배민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MAU를 유지 중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배민의 MAU는 1992만명으로 전년 동기(2070만명) 대비 3.8% 감소에 그쳤다. 같은 기간 요기요(776만명→667만명)와 쿠팡이츠(545만명→364만명)가 각각 14%, 33%씩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업계에서는 엔데믹으로 1위 '쏠림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팬데믹 기간 음식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여러 배달앱에 입점했다. 주문을 많이 받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요 배달앱만 남기고 있다. 소비자 역시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 덕분에 배민의 타격이 가장 적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한다. 이 추세라면 배민이 흑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론 변수도 있다. 배민에 대한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반감'이다. 프로모션 중단과 광고 상품 추가에 따른 불만이 높다. 배민이 중간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인식이 아직도 여전하다. 배민은 내년부터 포장 주문도 유료화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반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배민은 항상 '돌발 리스크'가 상존해 있는 플랫폼이다. 이는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이를 유지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업계는 팬데믹을 거치며 양적 성장을 이뤘고, 엔데믹 시대를 맞아 질적 성장에 치중하고 있는 단계"라며 "매출 성장폭은 둔화하더라도 적자 폭이 감소하거나 흑자전환하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지나친 수익성 추구는 오히려 라이더와 자영업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행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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