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함박웃음 SBS·JTBC,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던 KBS [ST연말결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올해 방송가는 드라마로 울고 웃었다. 작품 한 편으로 JTBC는 기사회생하고, ENA는 호재를 거뒀다. 반면 KBS와 MBC는 경쟁작에 밀려 기대보다 못한 성적으로 씁쓸함도 맛봤다. 이변의 연속이었던 올해 드라마계가 어느 때보다 흥미로웠던 이유다.
◆ SBS, 금토극 '악의 마음'→'소방서 옆 경찰서'로 함박웃음
올해 SBS는 연이은 작품 성공으로 드라마 강국을 입증했다. 특히 '사내맞선' '어게인 마이 라이프' '왜 오수재인가' '천원짜리 변호사'까지 총 세 작품이 시청률 10%대를 기록했다. 지상파 3사 중 연달아 10%대를 돌파한 건 SBS가 유일하다.
무엇보다 금토극 법정물이 큰 사랑을 받았다. 1월 선보인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한국형 프로파일링을 담은 범죄 심리 수사극으로 최고 8.3%를 기록했다. 치밀하고 묵직한 메시지, 배우 김남길, 진선규 등의 열연이 한몫을 한 것. 최근 제27회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에서 베스트 드라마 시리즈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 받으며 영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후속작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최고 시청률 12.0%를 기록했다. 배우 이준기가 2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복귀작으로, 드라마 흥행과 더불어 화제성 부문에서도 1위를 거머쥐었다. 서현진의 열연이 돋보였던 '왜 오수재인가' 또한 금토극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후반부 7%대를 유지하다 마지막 화에서 10.7%로 반등에 성공,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11월 종영한 '천원짜리 변호사'는 SBS 하반기 흥행에 정점을 찍었다. 2020년 '스토브리그'로 대상을 받았던 배우 남궁민이 다시 한번 SBS와 의기투합해 주목받았다. 결과는 15.2%란 최고 시청률로 이어졌다. 하지만 잦은 결방, 조기 종영, 제작사와 작가와의 불화설 등 논란 속에 종영한 '천원짜리 변호사'다. 흥행과 별개로 애청자들의 아쉬운 반응은 여전하다. 후속작 '소방서 옆 경찰서'는 상승세를 이어받아 최고 9.4%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월화극에선 약세를 보였다. 지난 2월 방송된 '사내맞선'이 최고 11.6%를 기록했지만, 후속작 '우리는 오늘부터' '오늘의 웹툰'은 4%대, '치얼업'은 3.2%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방송을 시작한 '트롤리'는 2회 만에 4.5%를 기록해 월화극 부진을 이겨낼지 주목된다.
◆ JTBC·ENA, '재벌집 막내아들'·'우영우'로 기사회생
드라마 한 편으로 지상파를 뛰어넘은 JTBC와 ENA다. ENA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채널을 알리고, JTBC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났다.
지난 6월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증을 가진 천재 변호사가 편견을 이겨내며 정의를 실현하는 내용은 시청자들에게 울림을 안겼다.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인식 등의 변화를 담아내 '선한 드라마'로 불리기도 했다.
시청률 상승폭도 드라마틱했다. 0.9%로 시작해 7회 만에 11.7%까지 치솟더니, 마지막 화에선 17.5%를 기록했다. 드라마 화제성,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배우 박은빈은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진행한 '2022 키노라이츠 어워즈'에서 박해일과 함께 최고의 배우에 이름을 올렸다.
동시 방영된 넷플릭스에서도 신드롬급 인기를 구사했다. 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 자리를 유지,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내년 1월 진행되는 미국 크리틱초이스어워즈의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 부문 후보에 올라 글로벌급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은 ENA채널에게 큰 수혜였다. 스카이TV가 운영하는 종합채널로 지난 4월 채널 리브랜딩했다. 인지도가 없던 채널이지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채널을 살린 드라마로 '재벌집 막내아들'을 빼놓을 수 없다. JTBC는 올 한 해 부진의 연속이었다. '한 사람만'은 1%대를 넘지 못했고, '공작도시' '그린마더스클럽'도 최고 4%대에 그쳤다.
JTBC 기대작으로 꼽혔던 '설강화' '인사이더'는 3%대에서 고전했다. 주식 전쟁을 다룬 '클리닝업' 또한 업계 생생함을 담지 못했다는 혹평을 받으며 3%대란 아쉬운 결과를 맞았다. 그나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서른, 아홉' '모범형사2'는 7~8대%, '나의 해방일지'는 6%대를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판세를 뒤집은 건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금토일 방송이라는 이례적인 편성에 힘입어 첫 회 6.1%로 시작, 3회 만에 10%대를 돌파했다. 가파른 상승세는 14회에서 24.9%를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이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자체 최고 기록 17.5%를 가뿐히 넘긴 수치다. JTBC 역대 드라마 2위 '스카이캐슬'이 기록한 23.8%도 뛰어넘었다. 화제성에서도 압도적이다. 드라마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1위를 수성, 주연 배우 송중기, 이성민은 출연자 화제성에서 나란히 상위권을 석권했다.
◆ 씁쓸한 MBC→주말극까지 부진 KBS
MBC와 KBS에겐 유독 씁쓸한 한 해였다. MBC는 배우 김희선을 필두로 한 '내일'로 상반기 강세를 보였다. 자살문제, 인간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 메시지는 호평을 받아 최고 시청률 7.6%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쇼타임!'이 4%대에 그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배우 소지섭 주연 '닥터로이어'가 구원투수로 떠올랐으나, 7.2%로 종영하며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금수저'에 이어 '일일극 '비밀의 집' 역시 7~8%대에 머물렀다.
고전 중이던 MBC는 '빅마우스'로 한 숨 돌렸다. '빅마우스'는 자체 최고 13.7%를 기록하며 올해 MBC 드라마 중 유일하게 10%대를 넘긴 작품이다. 이종석과 임윤아를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로 시청률 견인에 성공했단 평이다.
반면 KBS의 성적은 부진했다. '붉은 단심'이 자체 최고 8.9%를 기록하며 흥행했으나, 이후 '크레이지 러브' '징크스의 연인'은 4%대에 그쳤다.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1.9%,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또한 3.6%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하반기엔 '미남당' '진검승부' '법대로 사랑하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5~7%대 수준에 머물렀다.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이 유일하게 11.7%를 기록했다. 작품성 면에서 호평받은 것은 분명 하지만, 말 학대 논란으로 비판 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 달 휴식기를 거친 뒤에 방송을 재개했으나 논란의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주말극에서도 고전한 점은 특히 아쉽다. 특히 KBS 주말드라마는 시청률 30%를 가뿐히 넘는다. 하지만 '현재는 아름다워'가 29.4%로 막을 내린 것. KBS가 주말극으로 30%를 넘지 못한 건 7년 만이다. '삼남매가 용감하게'도 불안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저 16.7%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20%대로 회복한 상황이다. 다만, 일일극 '황금가면' '으라차차 내 인생' '태풍의 신부' '내 눈에 콩깍지'에선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