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조희연 서울교육감 "자사고 존치, 더 깊은 고민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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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새 정부 들어서 자사고와 외고가 존치하는 것으로 흐름이 바뀌는 데 대해 "(정부의) 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연합뉴스 신년인터뷰에서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정책은 찬성하지만 자사고, 외고 존치로 고교 서열화가 심화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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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빠진 개정 교육과정에 "자체 개발자료 활용 가능"
"'포스트 코로나'로 과감히 가야…스쿨존 미비점 보완"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서혜림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9일 새 정부 들어서 자사고와 외고가 존치하는 것으로 흐름이 바뀌는 데 대해 "(정부의) 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연합뉴스 신년인터뷰에서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정책은 찬성하지만 자사고, 외고 존치로 고교 서열화가 심화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교육을 통한 계급과 계층 구조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이 강화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다양한 계층과 배경, 사회적 배경을 갖는 학생들이 섞이고 만나고 하나 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르면 내년 초 학교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될 가능성과 관련, 조 교육감은 "이제 코로나를 끼고 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과감하게 가야 한다"며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지적·언어발달, 기초학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올해 시행한 사업 중 가장 보람된 것은.
▲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단 농촌유학이 확대되고 있어서 다행이다. 농촌유학을 통해 아이들이 기후위기 시기에 자연감수성과 생태친화적 감수성을 가질 수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 내년이면 마스크를 벗는다. 코로나19 시기 쌓인 학력격차를 어떻게 줄일 건가.
▲ 마스크가 아이들에게 남긴 그늘의 깊이와 너비를 가늠할 수 없다. 이제는 코로나를 끼고 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과감하게 가야 한다. 그늘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지적성장과 언어발달 지체를 포함해 기초학력이라는 이름으로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 외고·자사고는 존치 가능성도 커졌고, 교육부가 절대평가 전학년 확대를 검토하면서 더욱 인기를 얻는 모양새다.
▲ 내신 절대평가 정책은 저도 찬성한다. 그러나 내신 절대평가가 자사고, 외고의 존치와 결합했을 때 고교 서열화가 새로운 방식으로 심화될 수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자사고) 존치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다.
-- 자사고가 존치된다면 교육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교육부 방침이 발표되면 저희도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다시 2014년(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모적인 갈등으로 가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낼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
-- 얼마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됐는데 보완하고 싶은 방향이 있나.
▲ 우리는 21세기를 살 사람이지만 아이들은 22세기를 살 사람이다. 미래지향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에 수렴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성평등'을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꾸는 정도의 21세기적 인식으로는 22세기를 준비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내에서 참고할 수 있는 개발된 자료를 활용하거나, 자료개발, 교원연수를 통해 (교육과정을)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예를 들면 노동인권교육도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학교급별로 개발되어 있고, 이런 자료를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다.
-- 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이 5천688억원 삭감됐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 예산 삭감으로 인해 서울이 교육부와 정부에서 추진하는 미래교육을 위한 디지털 전환에 다른 지역보다 뒤처지는 상황이다. 대구, 부산, 경북, 경남의 경우 스마트기기 사업을 초4에서 고3까지 일괄 시행하고 있다. 또한 학교의 냉난방비용 등 학교운영비가 삭감돼 크고 작은 사업들이 추진되기 어렵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시의회와 협의해 추경안을 마련,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
-- 교육부가 교권침해로 중대한 조치를 받으면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반성할 시간과 기회 제공이라는 교육적 기능을 할지는 의문이다. 이미 학교폭력 조치의 학생부 기재 과정에서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법적 분쟁이 증가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폭력 사안 처리 방향도 관계 회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피해 교원에 대한 회복 지원 확대와 더불어,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불이익적 조치보다는 회복과 치유를 지원하는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청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서울시의회에 조례안 제정을 추진했으나 안건 상정이 되지 않은 채 최근에 회기가 끝나 아쉬움이 매우 크다.
-- 언북초 스쿨존 음주운전 사망 사고와 관련해 강남구가 아닌 다른 지역의 경우 통행로 설치 등 행정조치가 미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교육청이 각 자치구와 경찰서에 전달한) 통학로 점검 요청사항이 모두 개선되면 좋겠지만 자치구와 학교별 여건이 모두 달라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다만 학생 안전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모든 기관이 공감하기에 기관 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굣길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시의회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통해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규정의 미비점을 보완하겠다.
-- 이주호 부총리가 강조한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서울 교육에 도입될 가능성은.
▲ IB의 교육체제를 서울의 특색과 현실에 부합하는 기준으로 지속 연구·탐색해 더 질 높은 공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 최종적으로는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 중심의 수업과 평가가 일체화된 KB(한국형 바칼로레아)를 개발하려고 한다.
-- 내년에 계획하는 사업 중 가장 기대되는 것은.
▲ 아이들의 학력신장을 위한 심층쟁점 독서토론 교육지원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준비가 되면 내년에 적극 확대해서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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