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올빼미' 이주원 "눈빛으로 말하는 배우가 될래요"
원손 석철 役 맡아 대중들에게 존재감 각인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올빼미'(감독 안태진)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영화 '왕의 남자' 조감독이었던 안태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유해진은 세자가 세상을 떠난 뒤 광기에 휩싸이는 왕 인조 역을, 류준열은 사건의 비밀을 알아채며 진실에 눈 뜬 맹인 침술사 경수 역을 맡아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배우 김성철 안은진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등이 합류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올빼미'는 개봉 이후 2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2022년 개봉한 영화 중 최장 기록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개봉 한 달 차에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하며 식지 않는 흥행 열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14일 <더팩트>와 만난 이주원은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관객 수를 확인해요"라며 대중들이 보내주는 뜨거운 관심과 사랑에 감사함을 먼저 전했다.
작품을 총 3번 본 그는 첫 번째는 관객으로서 영화를 온전히 즐겼고, 두 번째는 배우로서 자신의 연기를 평가했다. 세 번째는 친구들과 보며 추억을 쌓은 이주원은 "감정 조절을 잘했고 호흡은 부족했어요. 저는 결말을 아니까 친구들한테 스포하고 싶었는데 참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연기를 평가할 때는 단호하고 똑 부러졌다. 하지만 이내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봤던 때를 떠올리며 환하게 웃어 보이니 바로 초등학생의 천진난만함이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이주원은 오디션을 보고 '올빼미'에 합류했다. 부모님을 보지 못하고 자라온 원손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손으로 글을 쓰면서 감정을 분석했고, 역사책을 보면서 당시 시대 상황을 파악했다. 캐릭터의 감정을 눈빛에 온전히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그는 "캐스팅되고 감독님이랑 연기 연습을 하면서 아쉬운 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어요"라고 설명했다.
"정말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박명훈 배우님이랑 류준열 배우님이 제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연기해주셨어요. 저도 감정을 끌어올리려고 최대한 집중했어요. 감독님이랑 즉석에서 바꾸기도 했어요. 저는 한 번에 울음을 터뜨리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는 감정을 점차 쌓아 올리길 바랐거든요."
유해진, 류준열, 김성철 등 믿고 보는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췄던 '올빼미' 현장은 이주원에게 좋은 자양분이자 학습의 장이었다. 특히 TV로 봤을 때 '코믹 연기를 잘하고 재밌으신 분'이라는 인상을 남겼던 유해진의 반전 모습은 이주원에게 본받아야 할 점으로 다가왔다.
"유해진 배우님은 현장에서 계속 대본을 읽으시고 연습하셔서 선뜻 말을 걸지 못했어요. 이번에 유해진 배우님이 저의 롤모델이 됐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으시는 걸 보면서 저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죠. 류준열 배우님한테는 형이라고 불렀는데 다리가 너무 길어서 깜짝 놀랐어요. 저희가 여름에 촬영해서 너무 더웠는데 저한테 선풍기도 빌려주시면서 배려해주셨어요. 김성철 배우님은 조용하신 줄 알았는데 엄청 밝으셔서 깜짝 놀랐어요."
2011년에 태어난 이주원은 올해로 열두 살이다. 어릴 때부터 TV와 친했던 그는 우연히 또래 친구의 활약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주원은 "작품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너무 신기하고 멋있었어요. 엄마한테 '나도 하면 안 돼?'라고 물었는데 '하루만 더 생각해봐'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기 학원을 다니고 보조 출연부터 시작하게 됐죠"라고 밝혔다.
이렇게 이주원은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가며 차세대 아역 배우로 주목받았다. 그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작품을 통해 한계 없는 장르 소화력을 보여줬기에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 활동을 시작한 후로 다른 직업을 꿈꿔본 적 없을 정도로 지금의 일을 사랑하고 있는 이주원은 "눈빛으로 말할 수 있는 배우가 될래요"라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사극은 시대 상황을 살펴보고 현대극은 상황을 빗대어보려고 해요. 제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놓인 배역을 만날 때는 조금 어렵거든요. 저는 '불가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걸 많이 해봤거든요. 한겨울에 강물에 빠지고 눈이 허벅지까지 쌓였거든요. 또 '시지프스'에서는 정신세계가 이상한 사이코패스였는데 처음으로 연기 칭찬을 받았어요. 또 이번에 '올빼미'로 연기 칭찬과 응원을 많이 받았어요. 이렇게 많은 관객분들이 봐준 영화가 처음이거든요."
"저는 사람의 감정이 눈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유일하게 성형할 수 없는 부위잖아요. 눈은 변하지 않아요. 제가 말하지 않아도 관객분들과 시청자분들이 제 눈빛을 보고 함께 공감하고 슬퍼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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