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관광객들 온다"...면세점·화장품·백화점 큰 손 귀환 기대감에 주가 올랐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인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다음 달 8일부터 폐지할 방침을 밝히자 중국 관광객에 기댄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과 화장품·백화점 업계의 회복세를 예상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신세계, 중국인이 많이 찾던 LG생활건강 주식은 이틀 연속 크게 올랐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주가는 전일 대비 2.2% 상승해 73만9,000원에 마감됐다. 전날인 27일 중국의 사실상 리오프닝 발표 이후 LG생활건강 주식은 3.7%가 올랐는데, 이틀 연속 상승한 것이다. 중국의 방역 조치 해제 소식에 전날 한국화장품제조는 상한가에 마감했고, 아모레퍼시픽 주식도 6.4%나 뛰어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관련 매출이 30%에 육박하는 등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 내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을 통해 방한 중국인의 회복 흐름은 2023년 하반기에서 내년 1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라며 "중국인들이 3년 만에 한국에 와서 한국 브랜드의 변화된 모습을 접함에 따라 판을 뒤흔들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소비심리가 다시 활성화하고 관광 재개에 따른 면세점 채널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이전에도 일부 조치 완화 후 다시 제한 정책을 실시한 경우도 있어 진행 과정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 높은 면세업계도 기대감↑
면세업 역시 중국 리오프닝의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며 이날 호텔신라와 신세계, 롯데쇼핑 주식은 전일 대비 각각 2%, 5.2%, 1.9% 올랐다. 2017년 사드 한한령 이후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 매출이 면세업계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시기엔 외국인 발길도 끊기면서 보따리상 의존도가 100%에 가까워진 상황이라 중국 관광객 귀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일부 남아 있는 중국 보따리상에 의해서만 매출이 유지되고 있어 이번에 중국 개방에 기대하는 고무적인 분위기"라면서도 "중국 관광객들이 그동안 한국에 오지 않는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많이 이동했고, 중국의 하이난 면세점의 경쟁력도 높아진 상황이기에 2019년 월 매출 2조 원을 달성하던 절정기만큼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국 전 PCR 폐지로 외국인 매출 늘어난 백화점
한편 백화점 업계는 10월 국내 입국 전 PCR 검사 폐지 등 방역 조치 완화가 본격화하면서 외국인 매출이 상승하는 추세에 '큰손'인 중국 관광객 매출이 오를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 외국인 관광지 서울 명동 부근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은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월 950% △11월 600% △12월 650% 뛰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외국인 매출 중 중국인 고객은 70%가량 차지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11월까지 중국인 매출 구성비가 전체 외국인의 30% 수준으로 40%포인트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중국 관광객의 방문이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코로나19 시기 문을 열어 새로운 '핫플'이 된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증대를 기대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10월부터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1,000% 이상을 기록 중"이라며 "다양한 K팝 스타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진행하며 글로벌 K팝 팬들의 관광 명소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글로벌 컨시어지를 구축하고 통역, 택스프리 환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K컬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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