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제3의 중동붐'에 주목한다

김노향 기자 2022. 12. 2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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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위기 파고 넘어 K-신드롬 이어간다⑭] 위기마다 저력 발휘한 K-건설

[편집자주]다사다난했던 임인년이 저물고 계묘년 새해가 시작되지만 글로벌 경기전망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세계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중국 무역전쟁 심화 등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주요국들의 금융긴축 지속과 아직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高)' 현상과 소비 둔화 등 국내 경제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유례없는 복합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올해 민간투자의 저력을 앞세워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각 산업은 초격차 기술로 무장해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정부는 대대적인 지원으로 'K-신드롬'에 추동력을 실을 방침이다. 계묘년 새로운 도약을 향해 나아갈 'K-산업'의 전략을 살펴봤다.

2022년 11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총리)는 한국 재계 총수들과 만나 스마트시티 등 프로젝트 발주가 2023년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은 관련 입찰에 뛰어들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공급망 위기에 '자국 우선주의' 심화… '수출 강국 코리아' 전략은
②깊어지는 미·중 갈등… 샌드위치 한국의 묘수는
③ 韓 성장 기둥 반도체, 종합 1위 노린다
④전기차 심장 K-배터리, 제2의 반도체 신화 쓴다
⑤기술의 K-조선, 글로벌 초격차 '뱃고동'
⑥원전강국 재도약 나선다
⑦ UAM 등 미래 모빌리티 중심에 선 '한국차'
⑧현대차, 세계 1등 수소산업 정조준
⑨SF 영화가 현실로… 미래 시장 이끌 'K-로봇'
⑩ "AI 경쟁력 세계 3위로"… 700조원 시장 선점 나선다
⑪2023년 게임산업이 기대되는 이유… 신작 대거 공개
⑫中 넘어 '기회의 땅' 찾는 K-뷰티
⑬이어지는 R&D 결실, 새해 기대되는 한국산 신약은?
⑭K-건설, '제3의 중동붐'에 주목한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선택했다. 2022년 12월 현지를 찾은 이 회장은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고 말할 정도로 기대와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이 회장이 방문한 UAE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을 포함한 '팀 코리아' 컨소시엄이 맡아 2012년에 착공, 13년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6억3787만달러 규모의 카타르 태양광 발전소 건설사업을 비롯해 2022년에만 49억668만달러의 공사를 따내 국내 건설기업 중 해외 수주 1위를 달성했다.

#.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연간 100억달러를 넘는 등 누적 기준 1388억달러로 국내 단일기업 중 유일하게 1000억달러 이상의 해외건설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현대건설. 지난 9월 쿠웨이트 항만청으로부터 1억1043만달러 규모의 '슈웨이크 항만 추가 건설 및 개·보수' 공사를 따내는 등 2022년 한해 26억9505만달러의 해외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가스·석유화학 부문 투자를 확대할 예정인 가운데 현대건설은 이들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2023년엔 더 많은 해외수주와 함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봤다.

#.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최초로 중동에 진출한 DL이앤씨는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광물회사 마덴이 발주한 총 도급금액 9억1436만달러 규모의 암모니아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여러 화학공업의 원료가 되는 암모니아 공장은 DL이앤씨가 미래 신사업으로 투자하는 '친환경 플랜트 사업'과도 관련이 있다. DL이앤씨는 2022년 초 건설과 석유화학 사업부문을 기업분할한 후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 암모니아 공장이 준공되면 하루 3300톤(t)을 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2010년대 글로벌 수주 2위로 거듭날 수 있었던 제2중동붐에 이어 2023년엔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노리고 있다. 2013년 전후 저유가 충격의 '중동 쇼크'가 국내 건설업체의 부실을 몰고 와 아시아와 미주·유럽 등지로 눈을 돌려야 했지만 사우디의 스마트시티 건설사업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아랍에서 전해오는 소식에 제3의 중동붐을 기대케 하고 있다. 2022년 11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총리)는 한국 재계 총수들과 만나 스마트시티 등 프로젝트 발주가 2023년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은 관련 입찰에 뛰어들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네옴 프로젝트, 사업비만 '5000억달러'


네옴 프로젝트는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약 2만6500㎢ 부지 위에 주거와 일자리, 관광산업이 발달한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네옴 프로젝트의 하나인 '더 라인'은 170㎞ 직선형 도시를 짓는 프로젝트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현재 지하 고속철도 터널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더 라인 수주금액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계약의 세부 사항은 발주처와의 비밀 유지 협의에 따라 공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지분은 각각 절반 정도로 추정된다. 네옴 프로젝트 전체 사업비는 5000억달러 이상이다.

사우디는 오일머니 중심의 경제·산업 구조를 벗어나 지구촌 최대 어젠다가 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향후 수주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해 국내 기업과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모두 26건으로 에너지 분야가 7건을 차지했다.


위기마다 K-건설 저력 발휘해


2010년 고유가와 중동붐에 힘입어 716억달러를 달성하며 정점을 찍었던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 수주는 ▲2011년 591억달러 ▲2012년 649억달러 ▲2013년 652억달러 ▲2014년 660억달러 ▲2015년 461억달러 등 5년 간 400억~600억달러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2016년 282억달러 ▲2017년 290억달러 ▲2018년 321억달러 ▲2019년 223억달러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등으로 200억~300억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건설업체의 중동 수주는 12월20일 기준 77억668만달러로 전년동기(87억9767만달러) 대비 10억9099만달러(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수주 금액은 전년동기대비 7억5832만달러(2.8%) 늘어난 275억5587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 둔화에도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재정 균형 유가가 90달러 이하인 카타르·리비아·UAE·오만·쿠웨이트·사우디 등의 대규모 인프라 발주가 기대되는 만큼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의 해외건설 산업은 1970년대 오일쇼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 경제가 위기일 때마다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면서 "2023년에도 해외건설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리서치업체 IHS마킷은 2023년 세계 건설시장이 2022년보다 4.0% 성장한 13조9824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별로 중동이 14.4%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데 이어 아프리카(8.2%) 중남미(7.4%) 아시아(4.5%) 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가 주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대사관의 정보를 이용해 공개한 사우디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4월 예측치와 같은 7.6%로 전망됐다. 재정 흑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5%로 전망된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2023년 사우디의 실질 GDP 7.5%, 재정흑자 6.3%로 각각 예상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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