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몰이 성공한 11번가…내년엔 '2.0' 진화 이룰까

김아름 2022. 12. 29.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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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올해 매출·MAU 나란히 성장
내년에도 성장 중심 전략 이어갈 전망
시장 침체에 IPO 성공 여부는 '미지수'

11번가가 올해 들어 이용자 수(MAU)와 매출 등 외형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라이브 방송의 인기와 아마존 해외직구의 안착, 직매입 상품을 빠르게 보내주는 '슈팅배송', 우주패스 등의 성과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적자폭은 크게 확대돼 올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상장이 계획돼 있는 내년 실적 개선 추이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손님은 늘었다

올해 11번가의 최대 성과는 외형 확대다. 11번가는 3분기까지 47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70억원보다 18.8% 많다. 1분기 140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1418억원, 3분기 1899억원으로 덩치를 키웠다. 연중 최대 행사인 그랜드 십일절이 있는 4분기 역시 호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3분기 기록한 매출 1899억원은 지난 2018년 독립법인 출범 후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매출 추이를 고려하면 연말에는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매출과 연동되는 보조 지표인 월간 이용자 수(MAU)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월만 해도 850만명대였던 11번가의 MAU는 4월 961만으로 올라선 뒤 10월까지 7개월 연속 900만명대를 기록했다. 그랜드 십일절이 있었던 11월에는 1000만을 훌쩍 넘어섰다. 11월 기준 주요 이커머스 중 MAU 1000만을 돌파한 건 쿠팡과 11번가 뿐이다.

올해 11번가의 MAU는 연 평균으로도 쿠팡에 버금가는 성과를 냈다. 1월부터 11월까지 월 평균 932만명으로 전년 대비 5.9% 성장했다. 같은 기간 G마켓은 0.3%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옥션, 위메프, 티몬은 각각 -3.9%, -4.0%, -0.8% 줄어들었다. MAU가 늘어난 마켓컬리는 평균 이용자 수가 200만명대로 적은 편이다. 

집 나간 고객도 돌아온다는 '라방'

쿠팡과 SSG닷컴으로 떠났던 이용자들이 다시 11번가를 찾은 데는 '라방(라이브 방송)'의 힘이 컸다. 11번가의 라이브 방송인 LIVE11은 올해 그랜드 십일절에서 단일 방송 시청자 240만명, 누적 시청 횟수 4억7000만을 기록하는 등 고객몰이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양질의 리뷰 확보에도 일찌감치 공을 들인 효과를 보고 있다. 동영상 리뷰를 모은 '꾹꾹' 탭에는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일 2만건의 동영상 리뷰가 올라온다. 올해 확보한 동영상 리뷰만 600만개에 달한다. 

11번가는 일찌감치 라이브방송 강화에 공을 들여 왔다./사진=11번가 홈페이지

지난 8월에는 본사에 라이브방송 전용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내년에는 셀러들이 자유롭게 라이브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오픈라이브를 선보일 예정이다.

11번가만의 강점인 아마존과의 연계도 강화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관리형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인 아마존 인터랙티브 비디오 서비스(Amazon IVS)를 도입해 동영상 스트리밍 지연시간을 최대 85%까지 줄였고 9월에는 실시간 빅데이터 기반으로 직구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트렌드 차트'를 신설했다.

그래도 적자…"그래도 상장"

가시적인 성장세에도 11번가에 호의적인 반응만 보이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커져가는 적자폭 때문이다. 11번가는 올해 3분기까지 10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69억원보다 700억원 이상 늘어났다. 4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적자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11번가의 전략이 수익성 제고보다는 외형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2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11번가는 내년 과제로 배송·가격 등 커머스 경쟁력 확보, 트래픽·채널확대, 신규 서비스 발굴을 제시했다. 다분히 수익성보다는 외형 성장을 위한 목표 설정이다.

11번가는 지난해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그래픽=비즈니스워치

내년에 갑자기 흑자로 돌아선다는 계획은 현실적이지 않은 만큼 적자가 나더라도 눈에 띄는 외형 성장을 통해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오아시스마켓 등 경쟁 플랫폼 중 오아시스마켓을 제외한 마켓컬리·SSG닷컴은 11번가와 비슷한 1000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렵게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예정대로 내년 중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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