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부잡]아파트를 교환하자고요?

채신화 2022. 12. 29.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택 매수심리 위축에 '교환 매매' 시도 
일시적2주택자 양도세 비과세혜택 목적
복잡한 이해관계 관건…애타는 집주인들

'00지역 교환매매 하실 분 구해요~'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아파트 매매 짝꿍(?)을 구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띕니다. 본인이 가진 아파트 조건을 먼저 올린 뒤 희망 교환가격, 위치 등을 제시해 짝꿍을 찾는 건데요.

꼼수 아니냐고요? 교환 매매는 정식 거래 방법으로 주로 일시적 2주택자들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요즘 들어 유독 찾는 이들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아파트, 팔지 말고 교환하세요?

교환매매는 아파트를 맞교환하는 방식의 매매로 현금이 아닌 재산권을 주고 받는 계약인데요. 

부동산 매물 간의 교환이기 때문에 현금이나 대출 부담이 적고요. 매도와 매수가 동시에 일어나 시간과 비용 모두 아낄 수 있는 거래 방식입니다. 

만약 수지씨가 가진 10억원짜리 A아파트와 중기씨가 가진 10억원짜리 B아파트를 교환 매매한다고 하면 두 사람 모두 현금 없이 아파트를 살 수 있고요. 

둘의 아파트 시세에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만큼만 지불하면 되는 셈이죠. 

그렇다면 굳이 비슷한 가치의 집을 왜 교환하려고 하는 걸까요? 이는 보통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이용하는 방식인데요.

정부가 이사, 직장 등으로 어쩔 수 없이 1가구 2주택자가 된 이들을 대상으로 취득시점 및 양도시점에 따른 처분 기한을 부여하고 그 안에 기존 주택을 팔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거든요.

조정대상지역 처분기한은 신규주택 취득일이 2018년 9월13일 이전이면 3년, 2019년 9월14일부터 2019년 12월16일까진 2년, 2019년 12월17일 이후면 1년 이내인데요.

올해 5월31일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2019년 12월17일 신규주택을 취득하고 2022년 5월10일 이후 종전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엔 처분기한이 2년으로 연장됐습니다. 

이처럼 1가구 2주택자가 일정 처분 기한을 넘기면 주택 매도 때 2주택자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그 기한이 지나기 전에 집을 파는 게 유리한데요. 

집이 안 팔릴 경우 본인과 상황이 비슷한 1가구 2주택자의 아파트와 본인의 아파트가 시세가 비슷하고 입지 등 원하는 조건이 맞으면 주택을 교환매매 하는거죠. 

물론 집을 파는 동시에 신규 취득하는 셈이라 8%의 취득세는 중과되는데요.

그럼에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취득세보다 더 큰 경우가 많고, 취득세의 경우 필요 경비로 인정받아 추후 양도세 계산 시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내년부터는 규제지역 내 2주택자도 취득세가 8%에서 1~3%(주택 가액에 따라 상이)의 일반 세율로 완화되기 때문에 양도세 비과세 효과가 더 커질 전망이고요. 
내 짝꿍 어디에...

교환 매매는 집은 안 팔리고 그렇다고 헐값에 팔기는 싫을 때도 이용되는데요.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올해 들어 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이 맞물리며 주택 매수 심리가 확 꺾이자 '거래 절벽'이 심화했거든요.

국토교통부의 올해 전국 아파트매매거래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2만4465건에서 5월 3만7124건으로 늘었다가 10월 1만8570건으로 확 줄었습니다.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로 내놔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요. 수천만~수억원은 값을 떨어트린 '급급매' 정도에만 반응하는 분위기인데요.

그러자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는 교환, 증여 등의 특이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교환 거래량은 가장 최근 집계치인 10월 102건으로 전월(60건) 대비 40%나 늘었습니다. 올해 1월(15건)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교환 매매도 말이 쉽지 실제 짝꿍을 구하기는 보통 일이 아닙니다.

교환 매매자들은 대부분 같은 단지나 같은 동에서 교환하길 선호하는데요. 그래야 시세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같은 단지에 계속 거주하면서도 취득과 동시에 비과세 기간이 다시 시작되니 여러모로 편하거든요. 

그러나 인근에서 일시적 2주택 등 비슷한 처지의 주택 보유자를 만나기 쉽지 않고요. 가격이나 매물 조건 등을 맞추기도 어렵죠.

매물에 근저당이나 임대차가 껴 있으면 더 골치가 아프고요.

교환가액을 조율하기는 더 힘듭니다. 실거래가 기준인지 KB시세 기준인지 등을 정해야 하고 아파트 외 빌라, 다가구 등 비주택은 시세가 천차만별이라 감정평가를 받아야만 하고요. 

여러 이유로 교환 당사자 간의 이해 관계가 맞아야 하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과 수억~수십억원의 집을 교환하면서 의견을 맞춰나가기가 쉽지 않겠죠. 

이에 교환 매매 시 분쟁이나 손해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처럼 주택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을 때 교환 매매 시도가 많아진다"며 "매도 매수 일자가 틀어져 일시적 3주택자가 되거나 차액 거래에 대한 분쟁이 있을 수 있으니 계약 일자, 현금 거래 등 관련해 계약서를 꼼꼼히 써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울러 당장 취득세를 아끼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쓰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되면 추후 해당 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세를 더 물게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