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G·5홈런으로는 자존심 와르르…구자욱 부활, 오키나와의 땀을 믿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9경기서 5홈런으로는 얼굴을 들기 어려웠다. 절치부심하며 오키나와 마무리훈련까지 참가했다.
삼성은 왕조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구자욱을 미래의 기둥으로 설정한 상태다. 구자욱에게 지난 2월 초 5년 120억원 비 FA 다년계약을 안겼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구자욱이 부진하면서, 본인도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이고, 팬들에게도 미안했을 것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 99경기서 타율 0.293 5홈런 38타점 69득점 11도루 OPS 0.741을 기록했다. 주축 멤버로 올라선 2015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 홈런과 타점이 도저히 구자욱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았다. 허리,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며 100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자욱의 올 시즌 볼넷/삼진 비율(0.32), WAR(1.91), 조정득점생산력(107.1), 가중출루율(0.338) 모두 2015년 이후 가장 좋지 않았다. 냉정하게 볼 때, 구자욱이 지난 2월 비 FA 다년계약을 제시 받지 않고 2022-2023 FA 시장에 나왔다면, 120억원 계약을 맺는다는 장담을 할 수 있을까.
수년간 쌓아온 애버리지가 있긴 하지만, FA를 앞둔 시즌에 이 정도의 성적 폭락은 치명적이다. 구자욱은 매년 20홈런, 80타점 내외가 가능한 선수다. 단, 내년에 30세라서 회복 가능성도 충분한 게 위안거리다.
구자욱은 이례적으로 지난 가을 마무리훈련까지 참가했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오키나와에서 저연차 위주로 이뤄진 강훈련을 똑같이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2023시즌 부활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걸 넘어, 정말 야구를 잘 하고 싶은 절실함이라고 봐야 한다.
삼성 타선의 생산력은 리그 중, 상위권이다. 장타력이 아주 빼어난 라인업은 아니지만, 구자욱, 호세 피렐라, 오재일, 이원석, 강민호 등 중, 장거리 타자들이 힘을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로 어느 정도 증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모든 파트에서 작년보다 조금씩 생산력이 떨어졌고, 부상 이슈가 겹치는 등 작년만큼의 동력을 내지 못해 또 다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5년을 끝으로 왕조가 무너진 뒤, 팀 자체의 애버리지가 포스트시즌 밖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걸 부단히 올리려면, 구자욱이라는 코어가 반드시 코어답게 돌아와야 한다. 삼성은 이번 오프시즌에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다. 오히려 김상수(KT)와 오선진(한화)이 FA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최강 외국인 3인방을 붙잡은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런 부분들만 봐도 2023시즌 구자욱의 부활은 필요하다. 구자욱도, 삼성도 오키나와의 땀을 믿는다.
[구자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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