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콘텐츠 산업 성장, 이용자 보호에 달렸다

고형석 선문대 교수. /사진=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K-팝, 한국 드라마, 한국 영화 등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한류 열풍은 특정 국가만이 아닌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게임 또한 전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콘텐츠는 굴뚝 없는 산업으로 불리며, 자원 빈약국인 우리나라가 지속해서 무한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이러한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산업 발전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지만,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로 성장해 나아가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다.

기업들은 양질의 디지털콘텐츠 제작·배포와 함께 이용자보호에 힘을 써야한다. 우수한 디지털콘텐츠를 제작해 시장에 내놓더라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침해한다면 시장에서 외면받게 된다. 이용자 보호 방안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 시작은 공정한 거래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사업자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이용자는 이용계약을 체결하며 이는 대부분 사업자가 제시하는 약관을 통해 규율된다. 사업자가 제시한 약관이 불공정하다면 이용자의 불신이 쌓여 결과적으로 그 사업자는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콘텐츠 이용자 보호의 출발점은 공정한 약관 사용이다.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 자신의 이익을 일부 포기하거나 제한하면서, 이용자 이익을 보호하는 약관을 마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중소사업자의 경우 관련 법률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용자권익을 보호하며, 공정한 거래질서에 합치하는 약관을 마련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정부의 역할은 공정한 약관을 마련하고 보급해 사업자가 이용자권익을 보호하는 데 활용하게 함으로써 시장에서 신뢰를 형성하고 지속해서 성장 및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지난 11월 22일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정·고시한 디지털콘텐츠 표준약관과 디지털콘텐츠 중개 표준약관은 디지털콘텐츠 거래와 관련한 다수 법령의 규정 사항을 사업자 및 이용자가 알기 쉽게 계약의 내용으로 전환해 제시한 것이다. 실제 거래에서 이뤄지는 제반 내용을 관계 법령에서 규정한 공정한 거래질서에 적합하게 규정한 것이다.

특히 디지털콘텐츠 중개 표준약관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앱 마켓 시장에서 앱 마켓사업자와 이용자 간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으며, 온라인 중개 플랫폼 시장에 적용되는 최초의 표준약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물론 표준약관의 제정만으로 공정한 거래질서 및 이용자보호가 즉시 실현될 수는 없으며, 사업자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콘텐츠 산업과 시장은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도 매우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번에 제정된 표준약관이 그 본연의 역할인 공정한 거래질서의 확립을 통한 이용자 권익 보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기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디지털콘텐츠 사업자도 표준약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고형석 선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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