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다크투어'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 악랄한 테러의 이유 [TV온에어]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세계 다크투어’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에 대해 조명했다.
28일 저녁 방송된 JTBC ‘세계 다크투어’에서는 콜롬비아를 장악한 역대급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추적하며 마약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이날 다크 가이드인 표창원은 콜롬비아 마약 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을 이끈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에 대해 조명했다. 표창원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강력하게 추진한 것이 마약 단속의 군사화와 공급 축소였다. 미국에 코카인을 다량으로 유통했던 에스코바르가 미국의 타깃이 됐다는 뜻이다”라고 했다.
이어 표창원은 “콜롬비아와 미국이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었다. 그래서 에스코바르가 비국에 인도되는 걸 무서워했다. 그동안 콜롬비아에서 닥치는대로 매수해서 죄를 지어도 감옥에 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아니지 않나. 자칫하면 평생 미국 감옥에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창원은 “그래서 에스코바르는 국회의원이 돼 정계에 진출하겠다는 묘수를 뒀다”면서 “에스코바르는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이 주어진다는 걸 노렸다. 국회의원이 돼서 면책특권이 생기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미국으로 송환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 거다”라고 했다.
에스코바르는 자신의 근거지인 메데인부터 공략하기 시작했다. 변화를 외치며 기업가 출신 국회의원 후보. 돈 밖에 내세울게 없던 에스코바르는 ‘빈민가 없는 메데인’을 내세웠다. 이에 에스코바르는 당선을 위해 끊임없이 물량공세를 퍼부었다.
또한 에스코바르는 축구장 건설과 프로 축구팀을 창단해 민심을 얻었다. 주민들은 에스코바르의 추진력에 열광했다. 대부분 이미 그가 살인마에 마약왕인 걸 알면서도 이를 외면했다.
돈으로 민심을 얻은 에스코바르는 1982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에스코바르는 본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범죄인 인도조약이 콜롬비아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메데인 주민들의 에스코바르를 향한 절대적인 지지에는 이유가 있었다. 내전으로 인해 정부와 정치에 대한 불신이 이어졌고, 여기에 생활고로 인해 국민들의 분노는 나날이 치솟았다. 메데인 시민들은 에스코바르가 나쁜 사람인 걸 알고 있었지만, 침체 돼 있던 메데인 경제를 활성화 시킨데 지대한 공을 세웠기 때문에 그를 신임했다.
표창원은 “에스코바르가 당선 이후 아내에게 ‘당신은 이제부터 영부인이 될 준비를 해라. 대통령궁 문이 우리를 위해 열릴테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표창원은 “의기양양하게 에스코바르가 국회에 입성했지만, 자신의 탄탄대로를 막은 사람을 만나게 됐다. 법무부장관 라라 보니야다. 라라 보니야는 취임하자마자 에스코바르를 강하게 비난했다. 라라 보니야는 에스코바르가 마약 밀매상이라고 폭로했다”고 했다.
에스코바르는 장관이 거짓말한다면서 시종일관 당당했다. 오히려 증거를 내놓으라며 뻔뻔하게 굴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언론에 나서 결백을 주장했다. 반면 라라보니야는 마약 자금으로 치른 선거는 명백한 선거 위반이라며 에스코바르의 정치적 생명까지 위협했다.
그때 콜롬비아 유력 일간지가 에스코바르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7년 전 에스코바르가 마약 밀매로 처벌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에스코바르는 2년 만에 국회의원에서 물러났고, 면책특권도 사라지면서 언제든지 미국으로 송환 가능한 범죄자 신세로 전락했다.
라라 보니야는 멈추지 않았다. 미국 마약단속국과 함께 에스코바르의 마약 제조 시설을 급습했다. 아마존 풀숲에 은밀하게 숨겨진 대규모 코카인 제조 시설에 대한 습격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뤄졌다. 마약 제조범들이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14톤 가량의 코카인이 발견됐다. 또한 코카인 운반용 비행기와 헬기 8대도 함께 발견됐다. 수색을 마친 콜롬비아 경찰과 미국 마약 단속국은 제조 시설에 불을 질렀다. 습격을 주도했던 라라 보니야는 에스코바르의 재산을 일부 몰수하기도 했다.
분노한 에스코바르는 무자비한 복수를 감행했다. 첫 번째 복수의 타깃은 당연히 라라 보니야였다. 콜롬비아 정부는 라라 보니야를 외국 주재 대사로 임명해서 외국으로 피신 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외국으로 출국하기 전 라라 보니야는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라라 보니야의 죽음은 핏빛 참극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도피한 에스코바르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에스코바르는 자신을 기소한 법원 판사도 살해했다. 말약 밀매를 폭로한 신문사 편집국장도 피살당했다. 이런 와중에 콜롬비아 정부가 마약 밀매업자 4명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에스코바르가 두려워했던 범죄인 인도조약이 실행된 것이다. 이에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인 1명이 송환될 때마다 미국인 5명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에스코바르는 1985년 11월 16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있는 법원을 테러했다. 이로 인해 대법원 판사 11명이 사망했고, 시민 69명, 군인 48명 등 총 128명이 죽었다. 당시 에스코바르에 의해 사망한 판사만 200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판사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복면을 쓴 채 법정에 나서기도 했다.
에스코바르는 5년이 넘는 동안 콜롬비아, 미국 정부와 전면전을 벌였다. 범죄인 인도조약을 폐기해달라는 하나의 조건을 내걸었지만, 두 정부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 이에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새 정부에 기대를 걸었다. 지지율 1위의 대통령 후보 루이스 갈란에 주목했다. 갈란의 공약은 마약과의 전쟁이었다. 1989년 8월 18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갈란이 지지자 유세에 나섰다. 인파를 뚫고 단상 위로 올라간 순간, 총성이 울렸다. 무차별 난사에 갈란도 총을 맞고 쓰려졌고,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가장 유력했던 대통령 부고 암살되지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 암살은 계속됐다. 베나르도 자라밀라 후보도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카를로스 피자로도 선거 1달을 앞두고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마약 퇴치를 주장한 대통령 후보들이 연이어 사망한 것이다.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국내선 항공기 폭발 사고가 발생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세사르 가비리아를 노리고 벌어진 테러였다. 그러나 세사르 가비리아는 비행기 탑승 전 티켓을 바꿔 목숨을 건지게 됐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세사르 가비리아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에스코바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새 정부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에 에스코바르의 테러는 계속됐다.
1991년 5월 에스코바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였다. 경찰에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콜롬비아 정부에 테러를 멈추는 대신 미국으로 인도하지 말아달라고 제안한 것이다. 이에 콜롬비아 정부가 받아들였다.
수감생활 전 에스코바르는 땅을 사러다녔다. 땅을 사서 직접 교도소를 짓기 위함이었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정부에 자신 교도소를 직접 짓고, 교도관과 수감자를 직접 뽑고, 미국인은 교도소 반경 3km 이내 미국인 출입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에스코바르의 요구를 다 들어줬고, 범죄인 인도조약 금지 법안을 발의했다.
교도소에 들어가기로 한 에스코바르는 자신만의 교도소 공사에 착수했다. 초호화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가던 에스코바르는 일련의 사건으로 자발적으로 탈옥했다. 미국 정부는 이 기회를 주시했다.
에스코바르 생포를 위해 나섰던 수색대원은 “에스코바르의 탈옥은 마약왕을 잡을 두 번째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스코바르를 쫓고 있던 합동 수색대는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다. 에스코바르는 도피 중에도 매일 아들과 통화를 했던 것이다. 이에 합동 수색대는 가족들을 이용해 에스코바를 체포하기로 했다.
합동 수색대가 에스코바르 가족들을 감시하던 중, 아들과 에스코바르의 통화를 감청했다. 감청 결과 에스코바르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에스코바르 검거 작전의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위치 추적에 오류가 있었던 것.
에스코바르가 아직 통화중이어서 다시 위치 추적에 나섰고, 그때 2층 건물에서 에스코바르의 모습이 발견됐다. 2차 체포 작전에 돌입한 합동 수색대. 에스코바르는 합동 수색대를 보고는 도주에 나섰다. 도주하던 중 지붕에서 포위된 에스코바르는 3발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에스코바르는 메데인에서 도피생활을 했었는데, 메데인 주민들이 암암리에 도와줬을 거란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메데인에서 치러진 에스코바르의 장례식에 2만5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모이면서 이같은 추측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JTBC '세계 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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