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분기 적자' SK하이닉스, 내년 전망도 어두워

김동욱 기자 2022. 12.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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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실적 악화를 겪은 SK하이닉스가 4분기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높은 물가 상승과 큰 폭의 금리 상승으로 거시경제가 악화돼 고객들의 메모리 수요가 급감했다"며 "통상 3분기는 계절적인 성수기로 시황이 개선되는 시기인데도 올해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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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이 악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정문.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올해 3분기 실적 악화를 겪은 SK하이닉스가 4분기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실적 악화 배경이었던 메모리반도체 불황이 지속하고 있는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내년에도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매출 8조8915억원, 영업손실 643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29.1% 줄고 적자 전환될 것이란 시각이다. 증권가 예측대로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2012년 3분기 이후 10여년 만의 분기별 적자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3분기 매출 2조4235억원, 영업손실 15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는 올해 3분기부터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7.0%, 60.3% 하락한 10조9829억원, 1조6556억원으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으로 전방산업인 스마트폰·PC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해당 제품에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꺾인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는 높은 물가 상승과 큰 폭의 금리 상승으로 거시경제가 악화돼 고객들의 메모리 수요가 급감했다"며 "통상 3분기는 계절적인 성수기로 시황이 개선되는 시기인데도 올해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재고자산 증가 문제도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됐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말 재고자산은 14조6650억원으로 2021년 3분기 말(6조6003억원)보다 122.2% 급등했다. 특히 제품 재고자산이 같은 기간 1조271억원에서 3조4205억원으로 3배 이상 수준으로 올랐다. 재고자산이 얼마나 빨리 매출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3.2회에서 2022년 3분기 2.4회로 떨어졌다. 생산된 제품이 판매로 이어지지 않고 창고에 쌓이고 있다는 의미로 SK하이닉스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메모리반도체 불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을 기존 전망치(6230억달러·약 791조원)보다 떨어진 5960억달러(755조여원)로 예상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는 내년 1336억달러(약 170조원)로 올해(1593억달러·202조여원)보다 16.1%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내년 매출 33조2000억원, 영업손실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2분기까지는 (제품) 가격 추가 하락 및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내년 3분기 들어서는 D램 가격과 실적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낸드는 연내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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