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 계약 7년 연장... “홀딩스 경업금지 조항도 해제”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업금지 해제로 신사업 가능... 신규 브랜드 출시 발판 마련
영원아웃도어가 올해 말로 만료되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의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한다. 또 그동안 적용됐던 영원무역홀딩스의 경업금지 조항도 해제해 신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
29일 영원아웃도어의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에 따르면 영원아웃도어는 지난 26일 노스페이스 상표권을 가진 일본 골드윈(GOLDWIN Inc.)사와 라이선스 계약 기간을 2029년 12월 31일까지 갱신하는 내용의 협상을 진행했다.
경업금지 조항도 해제하기로 했다. 기존 계약 내용 중 ‘주주 간 계약이 유효하게 유지되는 한 ㈜영원아웃도어와 골드윈 사이의 라이선스 계약도 유효하다’는 규정을 삭제하고, 노스페이스 사업에 대한 경업금지 조항에 대해서는 상대방에게 1년 전 사전 통지를 하면 한국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경쟁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수정하는 등 계약 내용을 변경하기로 합의했다.
영원아웃도어는 이런 내용을 담은 변경 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영원무역홀딩스와 골드윈 사이에 체결되어 있던 노스페이스 사업에 대한 경업금지 조항을 수정하게 됐다”라며 “골드윈과 기존의 제한된 브랜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어서 양사에 유리하게 변경됐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의 의류·용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하던 영원무역은 1992년 노스페이스의 한국 판권을 가진 일본 골드윈사와 합작으로 골드윈코리아를 설립하고, 1997년 가을 노스페이스 국내 라이선스 상품 생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아웃도어 에이글, 스키 브랜드 골드윈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하며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했다.
2013년 사명을 영원아웃도어로 변경하고 영원무역홀딩스가 최대 주주(59.3%)로 올랐다. 현재 영원아웃도어는 라이선스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골드윈 직수입 상품 일부를 운영 중이다.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5445억원, 영업이익은 65% 늘어난 133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주주인 골드윈에 75억원을 배당했고, 로열티 명목으로 196억원을 지급했다.
업계에선 영원무역그룹의 승계 구도가 확실해진 가운데, 이번 계약으로 영원무역홀딩스를 이끄는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차녀 성래은 부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영원무역은 성기학 회장의 세 딸이 모두 회사 내 직책을 맡으며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차녀인 성래은 부회장이 2016년부터 영원무역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고, 장녀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가 사회공헌 활동을, 셋째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이 내수 브랜드 전반을 총괄하는 구도다.
이중 성 부회장과 성 부사장은 각각 지난 11월과 8월에 승진하며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성 부회장은 미 스탠퍼드대 사회학과를 나와 2002년 회사에 합류했다. 2016년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2020년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영원무역 사장직도 겸임했다. 최근엔 벤처기업 투자를 담당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을 주도하며 보폭을 넓혀왔다.
그러나 골드윈과의 경업금지 계약으로 인해 사업 확장엔 한계가 있었다. K2, 블랙야크 등 경쟁사들이 성공 브랜드를 발판으로 후발(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해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과 달리, 노스페이스 단일 브랜드만 전개하다 보니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노스페이스가 2003년부터 업계 1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의류 소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만큼 다수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게 하나의 전략”이라며 “경업금지 조항을 해제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물꼬를 튼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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