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서둘러 통제 완화해 전염병 다시 기승"…방역 고삐 죄는 북한
완화와 봉쇄 사이 애매한 북한…김정은 전원회의 메시지 주목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다시금 늘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듯 방역 고삐를 바짝 조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새해의 방역 기조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자 '순간도 긴장성을 늦추지 말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늘의 비상방역전에서 중요한 것은 고도의 자각성을 발휘하여 방역규정을 더욱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시기 적지 않은 나라들에서 엄격한 방역조치가 효과를 나타내자 서둘러 사람들의 왕래를 허용하면서 통제를 완화하였다"면서 "그러자 해이해진 주민들은 마스크 착용과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대중교통 운수수단을 이용하여 여행을 떠났고 봉사망(상점·여가시설)으로 밀려다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규정은 안중에도 없이 사람들이 마음내키는대로 행동하니 대유행 전염병이 다시금 기승을 부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면서 "현실은 세계적인 방역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순간도 긴장성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새겨주고 있으며 국가와 인민의 안녕을 철저히 사수하기 위한 비상방역전을 계속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근 방역 규정을 완화해 다시 코로나19 확진, 사망자가 확산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의식한 듯한 관련 기사를 연일 게재하며 경계하고 있다.
신문은 지난 26일에는 "현재 면역회피력과 전염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 비루스(바이러스)들의 출현과 그 급속한 전파로 하여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사태는 의연 심각하며 종식될 전망은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올해 5월12일 처음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알린 북한은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운영하며 고강도 방역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코로나19 발생 3개월 만인 8월10일에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며 이를 '방역 승리'로 규정했다.
하지만 김 총비서는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다시 전 주민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를 내리고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방역의 긴장감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은 지난 9월부터 중국과 열차 교역을 안정적으로 재개하고 이후 러시아와도 열차를 통한 물자교류를 재개하며 방역 기조가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내년엔 북한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경 봉쇄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북한의 새해 방역 기조는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27일 진행된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참가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진을 보면 지난 8차 대회 때보다 수용인원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많은 인원이 모인 만큼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26일부터 김 총비서가 주재하고 있는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는 모두 '노마스크'로 회의장에 참석한 모습이 눈에 띈다.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주재하는 행사는 사전에 PCR 검사 등 철저한 방역을 함으로써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진행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코로나19 종식'이라는 방역 성과를 김 총비서의 치적으로 적극 선전하고 있는 것과 관련돼 보인다. 신문은 28일에도 "간고했던 방역전쟁의 91일 간의 나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나라의 방역사업을 지도하신 영도문건만 하여도 무려 1772건에 2만2956페이지"라며 이 숫자에 김 총비서의 헌신과 노고가 비껴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가 이번 전원회의에서 방역 관련 달라진 결정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내부 경제 사정을 고려해 대외교류 확대 등의 달라진 기조를 발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각국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일단 불과 수일 뒤인 내년 1월1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원회의 결과 발표에서는 확연한 기조 변화를 표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은 올해 방역 성과를 선전하는데 집중하면서 추후 다른 당 차원의 회의를 통해 기조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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