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고 빼앗긴 '주파수' 경쟁...망 사용료 논란에도 K콘텐츠 날았다

김승한 기자 2022. 12. 29.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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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결산] 통신·방송 업계 달군 이슈들
/사진제공=LG유플러스

올해 통신업계는 주파수 추가 할당과 관련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했다. 과거 3G와 LTE(4G) 때는 없었던 이례적인 상황에 통신사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주파수를 얻기 위한 신경전을 벌였다.

주파수 갈등이 국내 업체 간 갈등이라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사용료를 둘러싼 기싸움은 국제적 이슈로 확산했다. 단순 CP(콘텐츠제공사업자)와 ISP(인터넷제공사업자) 간의 갈등으로 시작됐지만,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와 ISP 진영의 대리전 양상이다.

방송 업계에선 사업자들 간 합종연횡이 이어졌다. 티빙과 시즌 합병으로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 점유율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K콘텐츠 돌풍도 거셌다. 올해 최고의 화제작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시작으로 '수리남' '몸값'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다양한 K콘텐츠들이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장악했다.
LGU+, 주파수 3.4~3.42㎓ 대역 단독 응찰...SKT도 3.7㎓ 추가 요구
올해 통신업계의 빅이슈를 꼽으면 단연 '주파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인접 대역인 3.4~3.42㎓(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 폭의 주파수 추가 할당에 단독 응찰해 입찰 받았다. 당시 SK텔레콤과 KT는 "공정성에 어긋난다"라며 반발했지만, LG유플러스는 2018년 주파수 입찰 당시 경쟁사(100㎒)보다 20㎒ 적은 80㎒를 확보했다는 당위성을 내세웠다.
이는 SK텔레콤이 추가 할당을 요구하게 된 명분으로 작용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인접 대역인 3.7~3.72㎓ 대역 20㎒ 폭 추가할당을 정부에 요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주파수 연구반은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내년 상반기 경매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LG유플러스 선례처럼 해당 대역을 SK텔레콤이 단독 응찰할지도 관심사다.
KT·LGU+ 28㎓ 할당 취소...SKT도 내년 5월 취소 위기
2018년 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현장./사진=김창현 기자
반대로 통신사들이 정부에 주파수를 반납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지난 23일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28㎓ 대역 주파수 할당 취소를 확정 지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용 기간 6개월 단축이다.

2018년 28㎓ 주파수를 할당 당시 과기정통부가 요구한 장치 의무구축을 3사가 이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작년까지 의무수량의 10%를 간신히 넘기는 것에 그쳤다.

SK텔레콤은 할당 취소를 막기 위해 내년 5월 31일까지 당초 할당 조건인 1만5000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물리적인 시간을 따져봤을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정부와 추가 논의가 이뤄질지, 아니면 SK텔레콤도 다른 2개사처럼 주파수 할당 취소를 맞이할지 관심사다.
중간요금제 반응은 시큰둥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5G 중간요금제도 관철됐다. 중간요금제는 10GB와 110GB 데이터로 양분돼 있던 기존 5G 요금제에 중간 구간의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요구로 도입됐다.

첫 신호탄은 SK텔레콤이 쏘아 올렸다. 8월 SK텔레콤은 월 5만9000원에 기본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를 출시했고, 이어 KT가 월 6만1000원에 30GB, LG유플러스는 6만1000원에 3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많은 사용자의 관심을 끌진 못했다.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두 달간 30만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사의 5G 가입자 수 2685만명(10월 기준)의 1% 수준이다. 정부는 이용사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내년에는 더 다양한 중간요금제 도입을 유도할 방침이다.
SKB-넷플릭스 갈등, 전방위 확산…'망 이용대가' 논란
딘 가필드(Dean Garfield)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11월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망 사용료'를 둘러싸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갈등은 정치권까지 확대됐고 국회의 '망 사용료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논의는 온라인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글로벌 통신사들도 내년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3에서 CP와의 망 투자 비용 분담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미 망 사용료 전쟁은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주목하는 상황으로, 내년에도 상당 기간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
티빙·시즌 합병...OTT 순위 지각변동

콘텐츠 업계에선 굵직한 합병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달 1일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 법인이 출범했다. 회사는 이번 합병 법인 출범으로 'ENA' 채널 브랜드 가치를 3년 내 1조원 수준으로 높이고 '제2의 우영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달 1일에는 CJ ENM의 OTT 플랫폼 '티빙'과 KT의 '시즌'이 한 몸이 됐다. 이로써 티빙은 웨이브를 제치고 단숨에 국산 OTT 1위 자리를 꿰찼다.
또 다른 OTT 이슈는 지난달 초 출시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다. 월 5500원이지만 1시간당 평균 4~5분가량 광고를 봐야 한다. 초반 효과는 잠잠하다. 정보분석업체 안테나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미국의 넷플릭스 신규 고객 중 광고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부터 재벌집 막내 아들까지...K콘텐츠 대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KT
지난해 '오징어게임'이 불러온 K콘텐츠 열풍은 올해도 이어졌다. 올여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K-드라마 신드롬을 이끌었다면 연말에의 주인공은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두 작품 모두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순위 톱 10에 들면서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이밖에도 '환혼' '작은 아씨들' '슈룹' '연모' '신사와 아가씨' 등 다채로운 장르의 K드라마들이 넷플릭스에서 선전했다.

짝짓기 테마의 연애 예능도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방송을 넘어 OTT 플랫폼들이 공격적으로 연애 리얼리티 예능 론칭에 나섰다. 대표 흥행작은 티빙 '환승연애2'로, 국민 연애 예능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과몰입' 시청자들을 낳았다. '나는 솔로' '솔로지옥' 등도 솔로 남녀들의 솔직하면서도 리얼리티 넘치는 데이트 프로그램을 표방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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