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승계 바람에 젊어지는 제약사들…'30·40대 미국 유학파' 대세

이영성 기자 2022. 12. 29.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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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약품·대원제약·보령·현대약품·일동제약 등
경영·경제학 전공 많아…귀국후 경영수업 받고 사업 전면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국내 제약사 제일약품과 대원제약의 창업주 후세들이 최근 잇달아 사장직에 오르면서 업계 세대교체 바람을 이어갔다. 보령은 올 초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고,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국내 제약업계가 젊은 오너 체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은 30~40대 해외 유학파가 대세를 이뤘고, 주로 미국에서 경영·경제학쪽을 전공했다. 창업주의 주식 증여까지 받은 경우는 선친이 사망하면서 물려받은 만큼, 50대가 주를 이뤘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한상철 부사장(46)을 내년 1월 1일자로 제일약품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한 신임 사장은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다. 한 사장은 이미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어 사실상 승계자로 낙점돼 있는데, 이번에 그룹내 핵심 계열사인 제일약품에서도 사장직으로 오르게 되면서 그 위치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해석이다. 한 사장의 동생 한상우 상무(39)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미국 로체스터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오츠카제약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대원제약은 백승호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인 백인환 마케팅본부 전무(38)가 총괄 사장으로 승진해 내년부터 경영 전면에 나선다.

백 사장은 미국 브랜다이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해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백 사장은 대원제약에서 일반의약품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짜 먹는 감기약 '콜대원'을 차별화해 연매출 300억원의 시장 선두권 제품으로 성장시키는 등 사업다각화와 혁신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보령은 올 1월 이사회를 통해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37)를 보령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김 대표는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의 외아들로 김승호 보령제약 창업주의 외손자다.

김 대표는 2017년부터 지주사인 보령홀딩스의 경영총괄 임원과 대표이사를 맡아 후계구도를 명확히 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미국 미시건주립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서 사회행정약학 석사를 마쳤다.

식이음료 미에로화이바로 유명한 현대약품은 지난 2018년 2월 이상준 사장(42)을 대표로 선임했다. 동시에 이 대표의 아버지 이한구 회장(71)은 12년만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현대약품 창업주 고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면서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 이 대표는 동국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샌디에이고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뒤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55)도 40대였던 2013년부터 대표이사직(부사장)을 맡은 뒤 201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그러다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윤 대표는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면서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회계학과와 연세대 응용통계과를 졸업했고, KPMG 회계사로 근무하다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했다.

7년째 GC녹십자 대표직을 맡고 있는 허은철 사장(50)도 오너 3세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식품공학 박사 과정을 마친 그는 1998년 녹십자 경영기획실에 입사해 녹십자 R&D기획실 전무, 녹십자 기획조정실 실장을 거쳐 2015년부터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지주사인 GC의 대표는 허 대표의 동생 허용준 사장이 맡고 있다. 허용준 사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경영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GC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영업기획실을 거쳐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을 지냈다.

이 둘은 GC녹십자 허일섭 회장의 친형인 고 허영섭 전 회장의 아들들이다. 허영섭 전 회장은 녹십자 창업주인 고 허채경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지금의 GC녹십자 기반을 일궜다. 허채경 전 회장의 5남인 허일섭 GC 대표이사 회장은 2020년 12월 1일부터 GC녹십자 회장직에 올랐다.

올해 대표직을 내려놨던 안국약품의 어진 전 부회장(58)은 지난 19~20일 창업주 고 어준선 회장 주식 100%를 상속받았다. 이로써 어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22.68%에서 43.33%까지 늘어 장남 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고, 내년 경영일선에 복귀할지 주목되고 있다. 어준선 회장은 지난 8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어 전 부회장은 고려대 경제학과와 미국 노트르담 경영대학원(MSA)을 졸업하고 대신증권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2년 안국약품에 입사해 기획실장과 총무담당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을 거쳐 1998년 사장직에 올랐다. 그는 2016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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