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값이 바닥?" 감정가 26억 목동아파트, 18억에 낙찰됐다

유엄식 기자 2022. 12. 2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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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성산시영, 최저 입찰가 5억대로 떨어지자 13명 경합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전경. /사진제공=양천구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도 가격 하락 추세가 확인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 사이 '고점' 가격대로 감정가를 책정한 매물은 응찰자가 없어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

앞서 2~3회 유찰돼 기존 감정가보다 30~40% 내린 매물은 입찰 경쟁이 치열하다. 침체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바닥권 시세'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기 단지도 최저가 수억 원 내려야 입찰 경쟁…낙찰가율 60~70%대로 뚝
2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경매를 진행한 서울 아파트 중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매물은 지난 6일 경매를 진행한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10층)로 19명이 입찰했다.

최초 감정가 26억2000만원이 책정됐던 이 매물은 2회 유찰된 끝에 이보다 36% 내린 최저가 16억7680만원으로 3회차 경매를 진행했다. 낙찰자는 이보다 약 2억원 높은 18억6892만원을 써냈다. 그래도 최초 감정가보다 약 7억5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해당 매물의 최종 매각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71.30%로 확정됐다. 최초 감정가보다 28.7% 낮은 가격에 낙찰받았다는 의미다.

이번 낙찰가는 해당 단지 마지막 실거래가보다 약 7억원 낮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13층)는 올해 4월 25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집값 급등기 직전인 2018년 하반기 매매가 수준이다.

지난 6일 진행한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 전용 47㎡(4층) 경매에선 13명이 경합했다. 이 매물은 앞서 3회 유찰돼 최저 입찰가격이 5억3248만원까지 떨어졌다. 낙찰자는 이보다 약 1억원 높은 6억3699만원을 제시했다. 최초 감정가 10억4000만원보다 38.8% 낮은 금액에 낙찰받았다.

지난 13일 경매를 진행한 용산구 동자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전용 166㎡(32층)는 5명이 입찰했다. 1회 유찰돼 최저가격이 18억원으로 내렸는데 경합 끝에 18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최초 감정가보다 1억5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49㎡(26층) 경매는 지난 15일 진행했는데 3명이 경합한 끝에 최초 감정가 21억원에서 11.5%(2억2000만원) 내린 18억7999만원에 낙찰됐다. 올해 9월 매매된 같은 평형 실거래가 22억5000만원보다 3억7000만원 가량 낮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반포 아리팍 등 인기 매물도 1차 경매에선 줄줄이 유찰…내년 상반기 이후 아파트 경매 매물 늘어날 듯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가 완화됐지만, 금리가 높아진 데다,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어서 입지가 좋고 상품성이 우수한 매물도 시세에 근접한 감정가를 책정한 1차 경매에선 대부분 유찰되는 추세다.

2016년 입주 후 단지 내에서 첫 경매 매물이 나온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14층)는 지난 13일 감정가 42억원으로 경매를 진행했지만, 입찰자가 없었다. 이 매물은 내년 1월 말 최처가 33억6000만원에 재경매를 진행한다. 서초동 '래미안에스티지' 전용 134㎡(15층)는 지난 15일 감정가 37억8000만원으로 경매를 진행했지만 유찰돼 내년 2월 초 이보다 7억원 내린 30억2400만원에 2차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매물 감정가는 보통 6개월 전에 정해져 당시 시세 수준으로 책정된다"며 "최근 전국 아파트값이 동반 하락세이고 낙폭이 큰 지역은 20~30% 떨어진 곳도 있어 최초 감정가는 다소 비싸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이어 "고금리 부담에 원리금 상환을 하지 못한 아파트 경매 매물이 내년 상반기 이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매물들도 1~2회 유찰된 후 최저 입찰가격이 시세보다 수억 원 낮아지면 응찰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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