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반도체 세액공제’ 제논 물대기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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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에 담긴 반도체 세액공제를 두고 반도체업체·학회와 정부가 정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확대된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기획재정부는 연일 설명자료를 내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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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부족’ 주장…정부, 연일 반박
각국, 안보 차원 지원확대 대세로
미국선 “한국처럼 지원” 보고서도
최근 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에 담긴 반도체 세액공제를 두고 반도체업체·학회와 정부가 정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체를 중심으로 확대된 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기획재정부는 연일 설명자료를 내어 다른 나라보다 더 높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2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각 국의 세액공제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의 세액공제가 낮은 편은 아니다. 이번 조특법 개정으로 시설투자 세액공제는 기존 6%(대기업 기준)에서 8%로 2%포인트 늘었다. 연구개발비(R&D) 세액공제는 현행대로 30∼40% 유지됐다.
그럼에도 반도체산업협회나 업체는 다른 나라보다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소속 민간위원들은 지난 26일 성명서를 내어 “대기업 반도체 시설투자의 세액공제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며 “시설투자 세액공제가 25% 수준인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 반도체업체 관계자도 “외국보다 낮은 시설투자 세액공제 등 탓에 한국에 공장을 지을 유인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도 보고서를 내어 “미국과 대만은 25% 세액공제를 지원할 예정인 반면 한국은 8%로 늘리는 데 그쳐 경쟁에 뒤처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세액공제의 두 축인 시설투자비와 연구개발비를 떼어 살피면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율(30∼40%)은 대만(25%)이나 미국(전년대비 증가분에 대해서만 20%)보다 높다. 시설투자비 세액공제율(8%)는 미국(25%)보다 낮지만 대만(5%)보다는 높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연구개발 세액공제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시설투자 세액공제도) 절대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한국 정부 지원이 많았다는 분석도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2020년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시설을 설립할 때 정부 지원 비율은 약 10∼15%인데, 한국과 대만은 25∼30%라고 분석했다.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펴낸 보고서에선, 상위 21개 반도체 기업 가운데 2014∼2018년 조세지출 등 정부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이 삼성전자였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등 미 반도체업체가 한국 등을 거론하며, 미국 정부의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그래서다.
다만 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지원 확대의 필요성은 커졌다. 시장논리를 강조하던 미국이 우위인 설계·장비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열악한 생산설비 능력을 높이려고 지원을 강화하는 등 각 국이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반도체 세액공제에 대해 사실을 명확하게 아는 정부와 기업이 제대로 설명해야, 반도체 산업 지원 확대에 대해 국민들도 이해하고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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