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0년 족쇄' 풀리나… 소상공인과 상생 '첫걸음'
[파이낸셜뉴스]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도입 10년 만에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업계가 처음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 두 업계는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간 지지부진했던 대형마트 규제완화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업계는 전날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해 대형마트 영업규제 합리화를 통한 상생발전을 하고자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중·소유통업계는 그간 금지된 대형마트 영업제한시간과 의무휴업일 내 온라인 배송이 허용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고, 의무휴업일 지정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 방안을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대형마트는 중·소유통의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화 촉진 등을 위한 인력 및 교육을 지원하고, 물류 체계 개선, 판로 확대 및 마케팅·홍보, 시설·장비 개선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는 지난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도입됐다. 이 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매장 영업 및 배달이 금지되며 매월 공휴일 중 이틀은 의무휴업일로 지정된다. 휴업일엔 온라인 배송도 제한된다. 물류센터기능을 하는 '피킹 앤 패킹센터'(PP센터)가 모두 매장 내에 있어 영업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소비자는 이 같은 규제에 꾸준히 반발해왔다. 대형마트의 영업을 규제함으로써 다른 업체들과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 배송 규제가 없는 반면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 배송을 규제받아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게 대형마트 측의 주장이다.
대형마트 규제완화 논의는 해마다 반복됐으나 올해 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규제개혁 1호 대상으로 꼽으면서 이 논의는 또 다시 급물살을 탔다. 이후 지난 8월 국무총리 직속 국무조정실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를 규제심판회의 1호 안건으로 채택하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론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하지만 1차 규제심판회의 후 소상공인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며 영업규제 완화 여부를 다룰 예정이었던 2차 규제심판회의는 무기한 연기됐다. 당시 소상공인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지정은 전통시장을 비롯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골목상권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며 정부를 향해 규제 완화 움직임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또 한 번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의가 무산되자 업계는 정부에게 상생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달라 제안했다. 이에 10월 정부는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상생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대·중소유통 상생협의회’를 꾸렸다. 협의회에는 전통시장 상인을 대표하는 전국상인연합회장, 수퍼마켓을 대표하는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대형마트를 대표하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장이 참여했다. 정부 측에서는 산업부가 참여했다.
약 3개월간 4번의 실무회의 끝에 전날 중·소유통업계와 대형마트는 규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상생안이 아직 마련되진 않았지만, 두 업계는 협약을 토대로 대·중소 유통 상생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번 상생협약에서 어떤 방안이 명확하게 도출된 건 아니지만 누군가의 성장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며 “어느 정도 서로 수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그때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관련해 생각을 해보겠다는 취지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앞으로 상생안을 마련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상인연합회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이 나온 건 없고 이번 협약 체결은 향후 협력을 위한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번 상생협약에 따라 대형마트와 협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원 국무2차장은 “이번 상생협약은 영업규제 도입 10년 만에 대형마트와 중소유통의 상생발전을 위해서 내딛는 귀중한 첫 걸음”이라며 “상생협약을 통해 대·중소 유통업계가 손을 맞잡고 미래를 함께 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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