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피커로 노인 치매 예방하고 건강 확인도 …SKT "사람을 향합니다"

송주용 2022. 12. 29.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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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ESG 경영 핵심에 '사람의 가치' 
환경(E), 다회용컵 보급하고 친환경 에너지 사용
사회적 가치(S), AI스피커로 어르신 건강 챙기기
지배구조 개선(G), 경영 투명화로 ISO 37001 획득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충남 부여군 한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이 SK텔레콤 AI스피커 누구(NUGU)를 활용한 치매예방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충남 부여군 한 마을회관. 어르신 몇 명이 SK텔레콤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의 말을 듣기 위해 귀를 쫑긋하고 있다. 스피커에서 "세 개의 단어를 말할 테니 그대로 응답해주세요. 서울시, 수원시, 부산시"라고 나오자 어르신들이 똑같이 "서울시, 수원시, 부산시"라고 반복한다. 이 장면은 회사 측이 AI스피커를 바탕으로 만든 기억훈련 프로그램이다. SK텔레콤은 2020년부터 부여군 어르신들의 치매예방을 위해 AI스피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①사회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②사람의 가치 알리기를 목표로 ESG(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 개선)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ESG 경영에 대한 국제적,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아진 만큼 "국민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통신사로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ESG 경영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어르신 치매 예방하고 스타트업 육성"

SK텔레콤은 AI스피커 누구(NUGU)를 통해 주 2회 어르신 안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케어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ESG경영 중 ①사회적 가치(S)의 핵심으로 '어르신 안전망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AI스피커 '누구'에 바탕을 둔 기억훈련 프로그램 '두뇌톡톡'이 눈에 띈다. 이는 AI스피커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문제를 내면 어르신들이 대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세 개의 도시 이름을 연속으로 듣고 그대로 따라하거나 간단한 더하기 빼기 문제, '간장공장 공장장에는 장자가 몇 개 나오나'와 같은 집중력 문제 등이 나온다.

회사 측이 서울대 이준영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만든 이 서비스를 2021년 6월부터 부여에 거주하는 만 60~80세 치매 고위험군 어르신 300명에게 공급하고 있다. 서비스는 3년 동안 제공되는데, 문제 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치매 예방 프로그램도 함께 결합하고 있다.

프로그램 성과는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산학협력단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해당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치매 고위험군 어르신 중 실제 치매가 발병한 비율은 2.0%였다. 통상 치매이환율이 15% 수준임을 감안하면 유효성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준호 SK텔레콤 ESG추진 담당은 "AI기술를 바탕으로 한 치매 예방 서비스가 치매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성과는 초고령사회를 향해 가는 우리나라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AI스피커 누구는 서비스 개발 자체에 사회적 가치를 집어넣고 있다. 주 2회 AI스피커가 어르신 건강을 확인하는 '돌봄 케어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AI스피커가 "식사는 잘 하셨나요", "오늘 몸 상태는 괜찮으세요" 등을 물은 뒤 모니터링 결과를 가족이나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에게 전달한다. 고독사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취약계층 노인들의 건강을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 밖에도 '트루 이노베이션', 'ESG코리아' 같은 스타트업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유망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해 키우고 개발한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올해는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 스타트업 14개 팀을 뽑아 지원했다.


"다회용컵 보급해 일회용컵 580만 개 감축"

SK텔레콤은 2020년 다회용컵 보급 사업을 시작해 현재 47개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사업 시작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일회용컵 580만 개를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친환경(E) 경영 밑바탕에는 '친환경 ICT 기업' 정체성이 깔렸다.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들과 자신들의 ICT를 접목해 진행 중인 다회용컵 보급사업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사업은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구매할 경우 보증금 1,000원을 내고 다회용컵을 받아간 뒤 해당 컵을 반납할 때 해당 금액을 돌려받는 제도다.

다회용컵의 강점은 매장 안팎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재사용으로 환경 오염도 적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참여 기관 수도 2020년 말 사업을 시작할 땐 23개에서 현재는 47개로 늘어났다. 서울·인천·제주·세종에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부산에도 해당 사업을 진출시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회용컵 보급 사업이 시작된 후로 지난해 11월까지 전국에서 일회용컵 580만 개가 줄었다"고 전했다.

통신사업 핵심인 네트워크 장비 운영에서도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전국 160여 개 사옥과 기지국 역할을 하는 국사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강화했다. 또 AI기반 지능형 분석으로 네트워크 설비 과부하를 예방해 전기 씀씀이도 줄이고 있다.


"경영 투명성 강화해 국제표준 인증 획득"

SK텔레콤은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2012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제표준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인 'ISO 37001'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행사장에서 SK텔레콤이 'Think Tomorrow Do ESG' 문구로 ESG 경영을 강조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지배구조 개선(G)의 핵심은 '투명성 강화'다. 2012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독립성을 높였고 2009년부터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으로부터 국제표준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인 'ISO 37001' 인증을 땄다. ISO 37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6년부터 수립한 부패방지경영을 보장하기 위한 표준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운영 체계를 만들었다. 또 각 부서별 부패 리스크에 대한 도출 및 평가를 통한 리스크 통제방안 및 예방 체계를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반부패 경영활동 성과를 반영하는 등 ESG 경영 고도화를 위해 부패방지경영을 꾸준히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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