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2억~3억 싼 공공분양, 새해 2월 첫 사전청약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분양주택 50만 가구 공급’의 첫 대상 지역과 분양 일정, 예상 분양가가 28일 나왔다. 첫 청약 대상지는 고양창릉(877가구)과 양정역세권(549가구), 서울 고덕강일 3단지(500가구), 남양주진접2(372가구) 4곳이며, 내년 2월 사전청약이 시행된다. 예상 분양가는 전용면적 59㎡가 3억원대, 84㎡가 4억∼5억원대로 주변 시세의 70~80% 수준이며, 최종 분양가는 청약 시점에 결정된다. 청약 자격은 저소득의 청년·신혼부부 등이다. 정부는 당첨자에게 연 1.9~3.0%의 저금리로 최대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줄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청약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공공분양 아파트 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세보다 2억~3억 저렴...분양가 80%까지 대출
경기 고양시 고양창릉(877가구)과 남양주시 양정역세권(549가구) 공공주택은 ‘나눔형(이익공유형)’으로 공급된다. ‘나눔형’은 시세의 70% 수준으로 분양받고, 의무 거주 기간(5년)을 채운 이후에는 원할 때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시세대로 되팔 수 있다. 이때 시세 차익의 70%를 가진다.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분양가의 80%까지 최장 40년 동안 연 1.9~3.0% 금리로 빌릴 수 있어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고양창릉과 양정역세권의 예상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각각 5억5280만원, 4억2830만원 수준이다. 인근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2억~3억원가량 저렴하다.
서울 강동구에 공급되는 고덕강일3단지(500가구)는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형태의 주택이다. 분양가에서 땅값이 빠지는 만큼 시세보다 저렴해 ‘반값 아파트’로 불린다. 대신 입주민으로부터 토지임대료를 별도로 받는다. 전용면적 59㎡ 단일 평형으로 구성됐고, 분양가 3억5540만원에 매월 토지임대료 40만원을 내면 된다. 40년간 거주 이후 재계약하면 최장 80년까지 살 수 있다. 고덕강일3단지 역시 ‘나눔형 공공주택’으로 의무 거주 기간 5년 이후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 되팔 때 시세 차익의 70%를 가져갈 수 있다.
나눔형은 전체 물량의 80%가 청년(15%), 신혼부부(40%), 생애 첫 주택 구매자(25%)에게 특별공급(특공) 방식으로 배정된다. 이번에 신설된 청년 특공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40%(450만원) 이하로, 본인 순자산이 2억6000만원 이하인 19~39세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이전에 집을 가진 적이 없어야 하고, 부모 순자산이 상위 10%(약 9억7000만원)를 초과해선 안 된다. 이번 사전청약의 청년특공 공급물량은 총 284가구다.
경기 남양주시에 공급되는 남양주진접2(372가구)는 기존 공공주택과 같은 ‘일반형’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한다. 일반형에는 전용 모기지(대출 프로그램)가 없지만, 소득 등 자격 요건에 따라 디딤돌·보금자리론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전체 물량의 70%가 신혼 부부나 생애 첫 주택구매자 등 특별공급 방식으로 배정되고, 청년 특공은 없다.
◇고양창릉·고덕강일 수요 몰릴 듯
내년 2월부터 청약 접수를 받고, 3월 중 당첨자를 발표한다. 당첨자 발표일이 다른 단지에 중복 신청할 수 있지만, 먼저 발표된 당첨권이 적용된다. 예컨대 고양창릉과 고덕강일에 동시에 청약해 둘 다 당첨될 경우, 당첨자 발표일이 빠른 고덕강일 당첨만 유효하다.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단지는 중복 신청할 수 없다. 고양창릉, 양정역세권, 남양주진접2 신청은 LH 사전청약 홈페이지에서, 고덕강일 3단지는 SH 인터넷청약시스템에서 할 수 있다.
이번에 청약에 들어가는 곳은 입지가 비교적 좋다. 고양창릉은 지하철 3호선과 GTX-A노선(예정), 양정역세권은 경의중앙선 양정역, 남양주진접2는 4·9호선 풍양역(예정)이 가깝고, 고덕강일도 올림픽대로에 인접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 중에서도 고양창릉과 서울 도심에 공급되는 고덕강일에 특히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획기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전용 모기지를 통해 낮은 이자로 자금 동원이 가능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층은 이번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며 “하지만 최종 입주까지 얼마나 걸릴지 불확실한 만큼, 청약에 신중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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