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병원 방문 기피… ‘숨은 암환자’ 늘었다
매년 꾸준히 늘던 신규 암 환자 수가 코로나 사태 첫해인 2020년 1만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실제 암 발생이 감소했다기보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의료 기관 방문을 피하면서 암 진단 기회를 놓친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숨은 암 환자’가 최대 2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새로 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총 24만7952명으로, 2019년보다 9218명(3.6%) 감소했다. 신규 암 환자 수는 고령 인구가 늘고 건강검진이 활발해지면서 2017년 23만7000명→2018년 24만7000명→2019년 25만7000명 등 매년 1만명씩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다 코로나 첫해 줄어든 것이다.
보건 당국은 그 원인을 의료 기관 이용 기피 현상에서 찾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감염 우려가 겹쳐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암 검진을 받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 암 검진 수검률도 2019년 55.8%에서 2020년 49.6%로 떨어졌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코로나 초기 6개월유방암 진단 검사가 급격히 감소한 점을 지적하며 “진단 지연이 12개월 더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유방암으로 최대 2500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암 진단·치료 관리가 잘돼 암 발생률이 인구 10만명당 262.2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300.9명)보다 낮고 5년 생존율은 높다”며 “코로나 시기 피했던 검진을 받아 최대한 빨리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2020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린 암은 갑상선암(전체 환자의 11.8%), 폐암(11.7%), 대장암(11.2%), 위암(10.8%), 유방암(10.1%), 전립선암(6.8%), 간암(6.1%) 등이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대장암과 위암 순위가 바뀌었다. 위암이 3위에서 4위로 내려간 이유는 위암 주요인인 헬리코박터균 감염 감소 및 식습관 개선 등으로 몇 해 전부터 환자 수가 줄고 있었던 데다 코로나로 인한 위내시경 검사 감소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남성 암 발생 순위는 폐암·위암·전립선암·대장암·간암 순이었으며, 여성은 유방암·갑상선암·대장암·폐암·위암 순이었다.
우리 국민이 기대수명(83.5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10명 중 4명이 살면서 한 번은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2020년 71.5%에 달해, 10년 전(65.5)과 비교하면 6%포인트 늘었다. 2014~2018년 지역별 암 발생 통계를 보면 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10만명당 525.9명)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제주(480.5명)였다. 주요 암 종류별로 발생률이 높은 지역은 대전·충남(위암), 세종·충북(폐암), 서울·경기(유방암), 갑상선암(부산·대구)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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