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67조원, 베이조스 101조원… 지갑서 날아갔다

오로라 기자 2022. 12. 2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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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부자들 자산 2535조원 증발… 증시 부진 ‘악몽의 한해’

세계 경제에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올 한 해 전 세계 억만장자(자산 10억달러 이상)들의 자산이 2조달러(약 2535조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국 증시가 극심한 부진을 보여 이들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 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28일 미국 포브스의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표를 분석해보면,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 규모는 올 1월 1일 13조8000억달러(약 1경7480조원) 수준에서 28일 11조640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1년 사이 2조1600억달러가 증발한 것이다. 이는 우리 정부의 연간 나라 살림 지출(약 600조원)의 4.5배에 이르는 돈이다. 세계 억만장자 수도 같은 기간 2671명에서 2480명으로 200명 가깝게 줄었다.

국가별로 봤을 때 올해 부자들의 자산 가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미국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의 억만장자 순자산은 올해 6600억달러가 증발하며 전년 대비 13% 하락했다. 그다음으로 손실이 큰 건 중국으로, 약 6200억 달러가 줄어들었다. 전쟁 탓에 러시아 부자들의 자산도 올 한 해 1500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머스크 자산 가치 가장 많이 줄어

특히 코로나 특수로 몸값을 올렸던 빅테크 기업 총수들의 재산 손실이 컸다. 전 세계 부호(富豪) 중 자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사람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다. 28일 일론 머스크의 재산 가치는 연초 대비 1320억달러(약 167조원) 급락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이날 연초 대비 73% 폭락하고,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440억달러를 태운 결과다. 실제로 그는 지난 12일 ‘세계 1위 부호’ 자리를 프랑스 명품 기업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게 내줬다.

다른 빅테크 부호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포브스에 따르면 올 초 대비 주가가 70% 가깝게 급락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자산 가치가 780억달러(약 99조원) 하락했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자산도 800억달러(약 101조원) 이상 감소했다. 아마존의 주가 역시 올 초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태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도 40% 가깝게 떨어지면서,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자산 규모가 400억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자산 규모도 131억달러 축소됐다. 포브스는 “올 한 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빅테크 부자들”이라며 “이들이 밀집해있는 세계 상위 300위 부호들의 재산만 1조달러 정도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대표 빅테크 부자들의 지분 가치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25일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재산은 지난 23일 기준 연초 대비 3조4955억원 줄었고, 게임 업계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의 지분 가치도 각각 2조원 넘게 줄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지분 가치 역시 각각 1조원 이상 감소했다.

◇가상 화폐 부자들은 ‘몰락’ 수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제2의 가상 화폐 붐’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올렸던 ‘가상 화폐 부자’들의 몰락도 뚜렷했다. 포브스는 “올 한 해 가상 화폐 ‘수퍼리치’ 17명의 재산 가치만 1160억달러(약 147조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창업자 자오창펑의 재산 가치는 연초 650억달러(약 82조4500억원) 규모에서 12월 현재 45억달러로 93% 날아갔다. 같은 기간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창업자의 재산은 60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줄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샘 뱅크먼-프리드 FTX 전 CEO의 경우 240억달러 자산가에서 빈털터리가 됐다.

미국 제재와 반도체 혹한 영향으로 중국 반도체 부호들의 자산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 20일 중국 IT 전문 컨설팅업체 아이지웨이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부자 톱 100의 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28% 줄어든 5752억4900만 위안(약 106조2000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이후 중국 반도체 기업가들의 자산 규모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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