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의 요새 존재하는 한 ‘미투’는 계속될 것”
이소연 기자 2022. 12. 2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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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은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여전히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법보다 위에 있기 때문이에요." 2017년 미국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를 시작으로 미투 운동이 세계적인 폭풍을 몰고 왔을 때 가장 주목받았던 학자가 있다.
"성 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더 많은 규정과 법 제도가 필요합니다. 사회가 만들어온 요새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이를 무너뜨릴 힘 또한 우리에게 있어요. 미투 운동 전후로 피해를 용기 있게 공개한 여성들 덕에 제도와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게 희망적입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선수들의 가정폭력을 조사하고 징계하는 정책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사례예요." 누스바움 교수는 "이제 세상은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사실을 함께 깨달아가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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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철학자 누스바움 교수
‘교만의 요새’ 출간 이메일 인터뷰
“성폭력은 개인 아닌 사회적 문제
요새 무너뜨리려면 여성들 나서야”
‘교만의 요새’ 출간 이메일 인터뷰
“성폭력은 개인 아닌 사회적 문제
요새 무너뜨리려면 여성들 나서야”
“‘미투 운동’은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여전히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법보다 위에 있기 때문이에요.”
2017년 미국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를 시작으로 미투 운동이 세계적인 폭풍을 몰고 왔을 때 가장 주목받았던 학자가 있다. 마사 누스바움 미 시카고대 법학·윤리학 석좌교수(75·사진)가 미투 운동이 벌어지기에 앞서 내놓은 책 ‘혐오와 수치심’(민음사·2015년 국내 출간), ‘혐오에서 인류에로’(뿌리와이파리·2016년 국내 출간)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젠더 위계에 따른 차별과 혐오를 적확하게 들여다보고 성 평등을 위한 사법 체계 개선 방향을 제시해 ‘미투 운동의 바이블’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누스바움 교수는 지난달 신간 ‘교만의 요새’(민음사)를 국내 출간한 것을 계기로 28일 동아일보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미투 운동이 5년이나 지속됐지만 스포츠나 미디어, 사법부에는 여전히 남성의 특권이 지배적인 ‘요새’가 존재한다”며 “권력을 쥔 남성들은 요새 안에서 철저히 보호받으며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된 브렛 캐버노는 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어요. 2018년 8월 국회 청문회에서 고교 시절 여성 3명을 집단 성폭행한 의혹이 폭로됐는데도 51 대 49의 표결로 상원 인준을 받았습니다. 마치 부서지지 않는 요새의 비호를 받는 것처럼.”
누스바움 교수는 특히 “미국에서 성범죄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할 사법부가 가장 끈질기고 강력한 남성 중심의 요새로 무장돼 있다”며 “미 사법부 중심인 대법원엔 지금도 내부적으로 성희롱을 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미 제9연방고등법원의 앨릭스 코진스키 판사는 법원 여직원 6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한다.
“성 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더 많은 규정과 법 제도가 필요합니다. 사회가 만들어온 요새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이를 무너뜨릴 힘 또한 우리에게 있어요. 미투 운동 전후로 피해를 용기 있게 공개한 여성들 덕에 제도와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게 희망적입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선수들의 가정폭력을 조사하고 징계하는 정책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사례예요.”
누스바움 교수는 “이제 세상은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사실을 함께 깨달아가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7년 미국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를 시작으로 미투 운동이 세계적인 폭풍을 몰고 왔을 때 가장 주목받았던 학자가 있다. 마사 누스바움 미 시카고대 법학·윤리학 석좌교수(75·사진)가 미투 운동이 벌어지기에 앞서 내놓은 책 ‘혐오와 수치심’(민음사·2015년 국내 출간), ‘혐오에서 인류에로’(뿌리와이파리·2016년 국내 출간)는 국내외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젠더 위계에 따른 차별과 혐오를 적확하게 들여다보고 성 평등을 위한 사법 체계 개선 방향을 제시해 ‘미투 운동의 바이블’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누스바움 교수는 지난달 신간 ‘교만의 요새’(민음사)를 국내 출간한 것을 계기로 28일 동아일보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미투 운동이 5년이나 지속됐지만 스포츠나 미디어, 사법부에는 여전히 남성의 특권이 지배적인 ‘요새’가 존재한다”며 “권력을 쥔 남성들은 요새 안에서 철저히 보호받으며 어떤 처벌도 받지 않고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된 브렛 캐버노는 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어요. 2018년 8월 국회 청문회에서 고교 시절 여성 3명을 집단 성폭행한 의혹이 폭로됐는데도 51 대 49의 표결로 상원 인준을 받았습니다. 마치 부서지지 않는 요새의 비호를 받는 것처럼.”
누스바움 교수는 특히 “미국에서 성범죄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할 사법부가 가장 끈질기고 강력한 남성 중심의 요새로 무장돼 있다”며 “미 사법부 중심인 대법원엔 지금도 내부적으로 성희롱을 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2017년 미 제9연방고등법원의 앨릭스 코진스키 판사는 법원 여직원 6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한다.
“성 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더 많은 규정과 법 제도가 필요합니다. 사회가 만들어온 요새는 여전히 공고하지만, 이를 무너뜨릴 힘 또한 우리에게 있어요. 미투 운동 전후로 피해를 용기 있게 공개한 여성들 덕에 제도와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게 희망적입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선수들의 가정폭력을 조사하고 징계하는 정책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사례예요.”
누스바움 교수는 “이제 세상은 여성에 대한 성적 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사실을 함께 깨달아가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을 자각하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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